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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을 토목공사 현장으로 만들 건가

나라꼴이 시끄러운 틈을 이용해 어떻게 해보려는 것일까. 경남도가 환경단체 등의 극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지리산에 댐 건설과 케이블카 설치를 들고 나왔다. 참 집요하다. 경남도는 내년 상반기에 경남지역 댐과 저수지 수원을 조사해 지리산댐 개발 여건을 분석할 계획이라고 지난 달 30일 밝혔다. 지난 9월 낙동강에서 원수를 취수하는 방식 대신 댐을 통한 용수공급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이를 뒷받침할 기본구상 용역에 들어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연말에 관계기관과 적극 협의해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도 다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지리산댐 건설문제는 이미 30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으나 지역주민, 환경단체,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또한 2012년에 이미 국토부와 한국개발연구원의 예비 타당성 결과 식수원으로 부적합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환경부에서도 생태계를 파괴할 우려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특유의 독선적인 밀어붙이기 정책으로 댐 건설 식수정책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환경단체를 비롯해서 지속적인 반대를 해온 시민사회단체와 사업계획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강행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맑은 물 공급과 관광자원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에 경남도가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지리산 댐 건설 계획은 남원시 등 지리산 권역 자치단체들의 반대도 극심해 영호남 갈등만 조장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지리산 케이블카 또한 4년 전 환경부로부터 부적합 판정을 받아 허가 반려된 바 있다. 이를테면 실익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유명무실해진 반 환경 유물이다. 환경을 훼손하는 정도가 심할 뿐만 아니라 공공의 이익에도 기여하지 못하며 자치단체가 목을 매는 경제성 확장에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었다.

 

 

경남 함양과 산청을 잇는 케이블카 사업 노선 일대는 생물다양성과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식물군락과 멸종위기 종의 터전이다. 신갈나무와 구상나무 군락 등의 극 상림이 존재하고, 반달가슴곰이 서식하며, 주요 법정 보호종의 서식지와 산란처가 형성되어 있는 원시생태의 공간이다. 개발의 빗장을 열어 대규모 시설물을 설치할 경우 지리산의 생태계가 어떻게 될 지는 미뤄 짐작이 가능하다. 국토가 좁아 그렇지 않아도 각 국립공원과 관광 명소에 탐방객들이 몰려 생태계의 파괴가 심각한 상황이다. 지리산 역시 지금도 과도한 탐방객으로 신음하고 있는 탓에 탐방에 제한까지 두고 있다. 그런 마당에 지리산을 토목공사 현장으로 만들어 케이블카를 놓는 것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꼴이 될 게 뻔하다.

 

 

지리산은 우리나라 국립공원 1호이자 민족의 영산이며, 어머니의 산이다. 그런 신령스러운 지리산을 후손에게 원형 그대로 물려주어야 하는 것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책무이자 사명이기도 하다. 지엽적인 개발 이익과 정치적 탐욕을 앞세워 분별없이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은 영혼을 파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홍준표 지사는 독단의 정치가 얼마나 많은 해를 가져오는지 최근의 청와대발 국기 문란 사건을 보면서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헤아려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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