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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는 ‘공공의 적’이다

이 세상에 범죄의 유형은 무수히 많다. 그 가운데 가장 보편적이면서 지능적이고 교활한 범죄 가운데 하나가 ‘보험사기’다. 보험사기단이 붙잡혔다는 뉴스는 이제 뉴스 축에도 끼지 못할 정도다. 너무 흔하다 보니 뉴스로서의 가치나 희소성이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보험사기 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교통사고와 관련된 것이다.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보험료를 타내는 보험사기 수법이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다. 주로 음주차량이나 교통법규 위반 차량이 범행 대상이 된다. 교통법규 위반 차량은 보험사기단의 주된 먹잇감이다. 신호를 어기거나, 불법 유턴하는 차들은 피해자인 운전자에게도 과실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보험사기단은 교차로나 로터리 등에서 먹잇감을 찾곤 한다.

외제차는 더 많은 보험료를 받을 수 있어 범행에 단골 수단으로 사용된다. 유흥가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음주 운전 차량을 대상으로 사고를 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음주차량도 본인의 과실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몇km씩 뒤따라 간 뒤 외진 곳에서 고의로 부딪쳐 합의금이나 보험금을 요구하는 수법을 쓴다. 가벼운 교통사고의 경우 사고조사를 잘 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려 골목길에서 지나가는 차량에 일부러 부딪혀 합의금을 타내는 일명 ‘손목치기’ 사범도 끊이지 않고 있다.

며칠 전 도내에서 상습적으로 고의 사고를 내고 거액의 보험금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고 한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고의로 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챙긴 일당 47명을 적발했다. 자동차 공업사와 보험회사 직원들로 구성된 이들 일당은 보험 처리 절차에 해박한 지식을 토대로 손쉽게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군산시내에서 무려 290회에 걸쳐 고의로 차량사고를 내고 보험금 20억 원 상당을 타냈다.

이들은 노후 된 외제차량을 구입한 뒤 신호 위반 차량 등을 골라 고의 사고를 내고 미수선수리비 명목으로 보험금을 받아냈다. 사고 낸 차량은 수리하지 않거나 자신들이 운영하는 공업사에서 간단한 정비만 하고 다시 범행에 사용했다. 또한 친인척들에게 사전 교육을 시키고 보험금을 부풀리기도 했다. 여러 대의 외제차량에 물을 부어 수해를 입은 것처럼 보험금을 청구하기도 했다. 수십 명이 조직적으로 짜고 저지른, 가히 보험사기의 종합판이라 할만하다.

문제는 보험사기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선량한 일반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보험사기는 보험사의 손실증가를 가져와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고, 이중 상당수는 과잉진료 및 허위입원 등과 관련이 있어 건강보험재원의 지출증가로 이어져 건강보험료 인상요인이 된다. 보험사기는 보험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일반 국민들에게 피해를 고스란히 전가하는 ‘공공의 적’이다. 보험금을 조금 더 타보려는 사소한 욕심에 보험사기에 연루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보험회사들도 보험사기 근절 노력과 함께 투명한 보상기준을 통해 적극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해 가만있으면 오히려 손해 볼 수 있다는 생각을 보험소비자들이 가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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