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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혁신센터,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옛말이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일파만파 온 나라를 뒤흔들면서 이들 흉측한 고래들과 연관 있다고 의심을 받고 있는 ‘새우’들이 심한 홍역을 앓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새우 가운데 하나가 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창조센터)다.

전국 거점별로 설치·운영되고 있는 창조센터가 당장 문을 닫아야 하게 생겼다.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창조경제'에 최순실이 개입했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전국 17개 시도에 세워진 창조센터의 예산이 삭감되거나 삭감될 위기에 빠진 것이다. 창조센터는 ‘벤처와 스타트업의 요람’에서 하루아침에 ‘의혹의 산실’로 급전직하 하고 있는 판국이다.

국회는 이미 정부 예산 가운데 창조경제 관련예산 일부를 삭감해야 한다며 스타트업 지원예산 책정에 제동을 건 상태다. 일부 지자체는 실제로 혁신센터 예산을 삭감했다. 전북지역도 도의회에서 내년도 창조센터 예산 전액 삭감 문제가 논의 중이다, 내년도 전북창조센터 관련 예산은 모두 26억 6000만 원으로 국비 16억 6000만 원, 도비 10억 원으로 편성돼 있다. 자체 채용인원도 센터장을 포함해 16명에 달하고 있다.

대기업들도 여론을 살피느라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4년간 어렵사리 조성된 스타트업 창업 열기와 창업을 지원하는 생태계마저 무너져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일부 대기업에 의존하는 과거형 경제체제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박근혜 정부 임기가 끝나면 창조센터가 없어지거나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해지면서 입주기업들은 좌불안석이다.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창업 생태계와 지역 유망 스타트업의 발현까지 위축될 것이 자명해진 상황이다. 당장 창업 1~2년차 스타트업들은 정부나 지자체 지원 없이는 생존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대기업 주도 경제가 힘을 잃고 스타트업 주도의 경제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서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대한민국의 미래는 청년 벤처 창업가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육성하는 일은 한시도 멈춰선 안 된다.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우뚝 선 구글도 15년 전에는 스타트업이었을 것이고, 알리바바도 7년 전에는 스타트업이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의혹이 제기된 모든 부분을 면밀하게 살펴보는 건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엄한 곳으로 불똥이 튀는 일 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스타트업들은 정부와 지자체를 믿고 사업을 시작했지 최순실의 지원을 믿고 사업에 뛰어든 것이 아닐 것이다.

여전히 수많은 벤처 스타트업 창업자가 정책 지원에 목말라 한다. 우리 ICT 산업을 키워 가는 주인은 정치권도 아니고 정부도 아니다. 밤낮없이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있는 중소 스타트업이다. 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산업 생태계가 건강해진다. 현 정부 임기가 끝나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창업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정책의 구심점은 존재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현재도 창업이고 미래를 살릴 방법도 창업뿐이다. 병난 곳은 도려내더라도 이를 발전시킬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 창업 강국을 향한 도전과 전진은 멈추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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