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전주시가 내건 슬로건 가운데 하나는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만들기다. 전주한옥마을은 이미 세계가 인정하는 ‘슬로시티’로 지정돼 있다. 생태도시나 슬로시티는 느림과 여유, 공간, 청정함 등을 상징한다.
전주시는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만들기의 일환으로 ‘자전거 도시’ 건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주시는 다른 자치단체에 앞선 지난 1997년부터 자전거 시책에 역점을 뒀다. 그러나 지난 2010년 10대 자전거 거점도시에도 선정되지 못했다. 경기도 안산을 비롯해 여러 도시에서 다양한 시책으로 시민들의 참여를 끌어낸 것과 대비가 됐다.
자전거는 생태도시·슬로시티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의 하나로 꼽힌다. 전주가 자전거 도시로 적합하다는 사실에 시민 대다수가 공감을 한다. 그러나 그 뿐이다. 전주시내에서 자전거를 일상의 교통수단으로 활용하는 시민은 눈 씻고 찾아봐도 찾기 힘들다. 한적한 도로에서 극소수 자전거동호인들이나, 천변 자전거도로에서 건강을 위해 자전거를 타는 몇몇 시민들이 고작이다.
시내에서 자전거 타기는 차라리 걷는 것만도 못하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나 보행자 모두 불편함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위험스럽기 짝이 없다.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기본 인프라가 전혀 갖춰져 있기 않아서이다. 대부분의 자전거 도로라는 게 인도와 겸용이거나 독자적인 관리예산이 마련돼 있지 않다.
민선 2, 3기 때부터 조성된 전주 시내 자전거 도로는 현재 383.6㎞에 달한다. 문제는 이 대부분의 자전거 도로가 인도와 겸용돼 있어 자전거 도로로서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전주 시내 전체 자전거 도로 383.6㎞ 중 자전거 전용 도로는 1%도 안 되는 28.4㎞뿐이다. 여기에 일부 도로는 폭이 좁아 자전거 통행이 어렵고, 일부 구간은 자전거 도로가 인도로 바뀌는 등 불규칙한 도로 연결도 자전거 이용 인구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자동차와 같이 ‘차(車)’에 해당해 자전거 도로가 없는 일반도로에서는 도로 맨 우측 가장자리로 다녀야 하고 횡단보도 주행, 역주행, 음주운전도 금지된다. 그러나 도로교통법에서 제시하는 것처럼 자전거가 도로 위를 다니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자전거가 도로에서는 밀려나고 인도는 애매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전주시가 밝힌 ‘자전거 이용 활성화 대책’을 보면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은 자전거 이용 활성화 용역 실시와 공공자전거 대여소 확대, 찾아가는 자전거 안전교실 운영, 자전거 등록제 운영, 자전거 이용 안전교육, 시민 무료 자전거 교실, 자전거 보관대 설치 등이다. 추후 계획은 자전거 축제 대행진과 찾아가는 자전거 수리센터, 공공자전거 무인화, 자전거 시민 패트롤 운영, 자전거 이용 직원 인센티브 부여, 기업 연계 자전거 운동, 자전거 타는 날 지정 등이다. 국가사업으로 선정된 자전거·보도 겸용도로 정비 사업 외에는 자전거 전용도로 등 인프라 확충 정책은 없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는 구호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를 갖추는 게 우선이다. 기존 자전거도로에 대해 정확한 실태조사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자전거도로망 연결체계만 잘 구축해도 이용자가 크게 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