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발인 전주 시내버스가 노사 갈등 끝에 또 멈춰 섰다. 전일여객과 제일여객 등 일부 버스회사의 민주노총 소속 기사들이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의 부분 파업에 나섰다. 이번 파업은 지난 7월부터 진행됐던 임금단체협상이 무산됨에 따라 내린 결정이다. 노조는 임금체불문제 해결과 임금 5%, 무사고수당 증액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동의하지 않아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시내버스 회사들의 노사 간 대립은 마치 견원지간을 방불케 한다. 노사가 원수처럼 대립만 일삼고, 끄떡하면 서민의 발목을 붙잡아 온 그동안 행태를 돌아보면 부끄럽고 분노할 일이다.
대규모 시내버스 파업이 촉발된 것은 2010년이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났는데도 걸핏하면 노사가 대립하고, 파업과 버스 결행으로 시민들만 골탕 먹는 일이 되풀이 되는 것은 사측의 재정지원 요구가 정당한 것인지 의심케 한다.
전주는 지난 2011년 146일, 2012년 113일에 달하는 기록적인 시내버스 파업으로 홍역을 앓았다. 2014년 들어서도 82일 동안 시내버스 파업이 이어졌다. 올 들어서만도 세 번째다. 전주는 ‘시내버스 파업 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썼고, 그 같은 오명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전북지역 버스 문제의 핵심은 고질적 경영난이다. 파업의 직접적인 원인은 통상 임금에 대한 노사갈등이지만, 돌이켜보면 버스회사 경영진의 부실경영으로 인한 시내버스의 회계부실이 근본 원인이었다. 종업원들의 저임금 상시 임금체불이, 불합리하고 복잡한 버스노선 등과 겹쳐 사상 유래 없는 장기간의 시내버스파업을 초래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주시나 버스회사 경영진은 전혀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전주 권 버스사에는 해마다 200억원 안팎에 달하는 ‘혈세’가 지원되고 있다. 청소년과 노인 등 이른바 교통약자의 편의를 위해서다. 그러나 버스회사들은 교통오지 운행에 따른 손실이 많아 연료비조차 결재하지 못할 지경이라며 자치단체에 마치 빌려 준 돈 내놓으라는 듯 버젓이 손 벌리는 일이 비일비재다.
그간 경영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손실보전금을 주면서 되레 방만한 경영을 부추긴 측면이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마치 땅 집고 헤엄치기 사업을 하자는 식이다. 도대체 시민은 안중에도 없다. 무한 반복되는 시내버스 파업으로 인해 시민들의 불만도, 피로감도 극에 달할 대로 달했다.
다른 공공파업과 달리 시내버스 파업은 교통약자, 즉 서민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이 남다르다. 다른 교통 대체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이용자의 대다수인 학생들의 등하교 불편은 물론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이른바 도시서민들에게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늦은 시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귀가해야 하는 청년 아르바이트생과 음식업 종사자들에게 그 피해는 더욱 크다.
버스는 시민들이 내는 요금과 세금으로 운행된다.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얘기지만 시민의 편익과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 시내버스 회사 노사 모두 지자체 보조금에 의존하기에 앞서 뼈를 깎는 자구 노력부터 선행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