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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집결지 오명 벗는 ‘선미촌’

성매매 집결지로 지난 1960년대 형성된 전주 ‘선미촌’을 50여년의 세월을 전주시와 함께 해왔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주시민들에게는 여전히 낯선 곳이었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착하고(善) 아름다운(美) 곳’이라는 뉘앙스와는 달리 불법적인 성매매가 지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년 전부터 전주 한옥마을에 수백만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아오면서부터는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공간이 됐다.

지난 수 십 년 간 성매매 집결지라는 오명을 안고 있었던 선미촌이 극적인 변신을 꾀하며 전국에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문화예술의 옷을 입고 시민 곁으로 성큼 다가서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생을 통해 인권·예술공간으로 달라지고 있는 모습을 보기 위한 벤치마킹이 이뤄지고 있다.

전주시의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은 국내 성매매집결지 정비가 주로 공권력을 동원해 강제로 행해져왔던 것과는 달리 행정과 시민단체 등이 힘을 모아 문화예술을 통해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사업이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광주광역시 의원들과 광주광역시 관계공무원, 광주동부경찰서 관계자, 민간관련단체 대표 등 20명으로 구성된 광주광역시 선진지 방문단이 지난 14일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을 배우기 위해 전주를 방문했다. 광주시 방문단은 이날 전주시청을 찾아 선미촌문화재생사업을 추진해온 도시재생과 서노송예술촌팀 등과 성매매집결지 폐쇄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방문단은 이날 선미촌 폐공가 및 매입 성매매업소 등 문화재생 현장을 견학하고,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관계자와 면담을 진행하는 등 전주시의 우수정책을 배우고 돌아갔다.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은 인권·문화·예술거점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성매매업소 집결지를 기능전환을 통해 서노송예술촌으로 바꾸는 거대한 프로젝트다. 내년부터 2019년까지 2단계 사업과 3단계 정주형 예술창작공간화 작업을 거쳐 선미촌을 인권과 문화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계획도 있다. 한마디로 ‘환골탈태’, ‘상전벽해’라 할만하다.

그러나 선미촌의 기능전환은 성매매지의 온상을 뿌리 뽑는 차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모텔이나 원룸, 심지어 일반 주택에서 음성적으로 성매매가 이뤄지는 현실을 고려할 때 선미촌만 유독 지탄받을 대상은 아니었던 것이다.

선미촌은 1960년대 형성된 후 50년 넘게 우리 사회상을 간직한 역사적 공간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기능전환을 내세워 흔적지우기에 급급한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사회적 아픔을 보듬으면서 이를 문화 예술적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 있는 악센트가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아울러 성매매에 종사했던 여성들이 다시 성매매에 발을 들여놓지 않기 위해선 탈 성매매 여성의 자활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탈 성매매 여성들의 자활지원 문제는 일자리를 잃은 생계형 여성들에게는 당장의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탈 성매매 여성들은 사회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성매매 피해의 치유와 성장을 위한 사회적응 프로그램도 필수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외에서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자활지원의 모범사례를 세심하게 살피는 것도 소흘히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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