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전국이 요동치고 있는 판국에 전북에서는 새만금 카지노 문제로 또 시끄럽다. 골자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새만금 카지노와 관련해 어디까지 개입했느냐는 것이다. 즉, 새만금 복합리조트에 카지노를 수반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군산)가 대표 발의하는 과정에 안 전 수석이 발의를 부탁했느냐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다. 그간 ‘새만금복합리조트 도입에 최순실이 관여된 것 아니냐’, ‘청와대의 요청과 주문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는 등 추측성 소문들이 무성했다.
안 전 수석은 이번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의 부역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안 전 수석은 물론 그의 배후에 있는 최순실의 직접 개입 여부에 대한 논란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 만에 하나 그게 사실이라면 김 의원 개인적인 정치 이력에 커다란 오점으로 남을 수 있고, 그로 인한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에 대한 논란은 이미 한 달 여 전 도내 한 방송사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새만금 카지노 추진에 깊이 개입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전라북도나 새만금개발청은 이 법안을 까맣게 몰랐던 것으로 드러나 추진 배경에 의혹이 일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후 논란이 잠시 수그러지는 듯 했으나 정의당 전북도당 측에서 새만금 카지노 설치를 규탄하는 현수막을 통해 김 의원과 국민의당을 비난하면서 논쟁에 불을 댕기고 있다.
물론 김 의원은 이를 적극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법안 통과를 위해 청와대 수석을 만나 설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최순실 개입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전라북도 경제발전과 지지부진한 새만금추진을 위하는 일인데 무분별하고 악의적으로 선동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까지 했다.
현 시국이 시국인 만큼 이 문제가 ‘뜨거운 감자’인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모리배들의 국정농단으로 지금 온 나라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같은 야당끼리 협치는 이루지 못할망정 서로 난투극을 벌이는 듯한 모습은 보기에도 민망스럽다.
더욱이 국민의당의 경우 지난 4.13 총선에서 호남 유권자들이 절대적인 지지를 보여줬고, 전국적으로 26.74%의 유권자가 기회를 줬지만 지금의 지지율은 반토막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탄핵 정국으로 새누리당이 풍비박산 지경에 처한 상황임에도 사정이 이렇다면 뭔가 절박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마땅하다.
지지율이 반토막이 나고, 여론이 등을 돌리고 있는 데도 소속 국회의원들 사이에 그에 대한 책임을 묻거나 당의 쇄신에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오로지 차기 당권 경쟁 구도와 관련한 유불리를 계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번 새만금 카지노 관련 기자회견도 지지율 회복을 위해 공법을 구사하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방식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다가올지는 회의적이다. 촛불 민심이 보여주듯 국민들은 소신과 진정성이 있는 정치인들을 목마르게 원하고 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신당이든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면 국민들이 어렵게 만든 대통령 탄핵에서 취할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 국민들이 애써 차려 놓은 밥상에 그저 숟가락 하나 들고 이 눈치 저 눈치를 보고 있어서야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