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바람 잘 날 없는 전북교육청

박근혜 정부 들어 전북교육청이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다. ‘고립무원(孤立無援)’이 따로 없을 지경으로 전북교육청은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다. “상급기관의 지시를 따라라”라는 게 교육부 등 정부의 입장인 반면, 김승환 교육감은 “법과 원칙대로 하겠다”고 그들의 지시를 따르지 않겠다고 버티면서 전북교육청은 ‘괘심죄’의 올가미가 단단히 씌워진 모양새다.

이번에는 검찰이 대대적으로 전북교육청을 압수수색하고 나섰다. 압수수색은 감사원이 검찰에 고발한 것에 의한 연장선에서 이뤄졌다. 검찰은 지난 20일 김승환 교육감 집무실과 비서실, 부교육감실, 행정국장실, 감사담당관실, 총무과 인사팀 등 인사와 관련된 부서를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김 교육감이 과거 승진 인사와 관련해 근무 성적 순위를 임의로 조정, 본인이 선호하는 직원을 5급에서 4급으로 승진시키는 등 부당하게 인사에 개입했다는 혐의다. 특정기관을 상대로 한 이 같은 대대적인 압수수색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 김 교육감은 압수수색 직후 ‘예상했던 일’이며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는 입장 발표에 이어 엄연한 ‘표적수사’라고 반발했다.

김 교육감은 “검찰이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전북교육청의 인사제도를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인사가 투명하고 깨끗한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면서 “감사원의 고발은 명백하게 ‘표적감사’의 결과물이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트렸다.

김 교육감은 취임 이후 6년 6개월 동안 무려 17차례나 고발을 당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웬만큼 신념이 없거나 강심장이 아니라면 진즉 나가떨어졌을 것인데도 김 교육감은 결사항전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 들어 전북교육청과 교육부, 감사원 등 중앙 관료집단과의 ‘악연’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진보 성향이 강한 김 교육감과 보수에 쪄들어 있는 현 정부와 공존은 예시당초부터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점은 쉬이 짐작이 간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인 누리예산 편성이나 역사국정교과서 채택 거부 등에 이르기까지 김 교육감은 교육부, 정확히 얘기하면 박근혜 정부와 판판이 맞섰다.

누리예산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이다. 그러니만큼 국고로 지원해야 마땅함에도 교육부는 일선 교육청에 떠 넘겼다. 가뜩이나 예산이 부족한 지방 교육청 입장에서는 누리예산을 편성하기가 난감한 일일 수밖에 없다. 김 교육감은 누리예산을 편성하지 못하겠다고 지금까지 버텨왔다.

편향되고 왜곡으로 가득 찬 역사국정교과서 채택을 거부한 것도 김 교육감 성향 상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교육부가, 정부가 전북교육청을 곱게 볼 리 만무하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법과 원칙,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상명하복 식으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일방적으로 강요를 일삼는 정부 관료집단이야말로 청산돼야 할 대상이다.

법과 원칙은 지키라고 만든 것이다. 이것이 지금의 ‘탄핵 정국’이 주는 교훈이 아니겟는가. 없는 죄도 만들면 죄가 된다는 말이 있는 데 전북교육청을 상대로 한 정부의 행태가 꼭 그런 식이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