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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에 정치논리 개입돼선 안 된다

물은 만물의 근원이다. 모든 것은 물에서 시작해 물로 돌아간다. 물은 모든 생명을 양육하는 데 필수요소다. 물은 곧 생명이고, 물이 없는 곳에서 생명체는 살아갈 수 없다. 그래서 예로부터 치수(治水)는 국가중대사 가운데 항상 최상위에 있었다. 중국에서는 이런 오랜 격언이 전한다. ‘치수를 하는데 있어서 물길을 바꾸는 것은 하책이고, 둑을 쌓는 것은 중책이고, 그대로 두는 것이 상책이다.’

물은 하늘이 사람과 만물에 생명을 주려고 내린 것인데 이를 죽음의 물로 만든 이명박 정부는 4대강이라는 이름으로 하늘에 큰 죄를 저질렀다. 이명박 정부가 강행한 4대강사업은 물의 뿌리를 파헤치고 뒤집어 놓았다. 강 자체가 생명의 전체였던 수중생물들이 직격탄을 맞았고, 강에 의지해 삶을 일구던 농민들이 쫓겨났다. 한반도에서 인간이 자연에 가한 최대의 폭력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은 ‘깨끗한 물 법’으로 우리의 4대강 사업과 같은 토목 사업은 근본적으로 못하게 규정해 놓았다. EU는 ‘물관리기본지침’을 제정해 인공적인 하천을 자연에 가깝게 복원하도록 의무화했다. 미국은 매년 50개 가량의 댐을 허물어 지금까지 1천2백 개가 넘는 댐을 해체했고, 3만7천여 개의 강을 재 자연화 했으며 유럽도 그렇게 하고 있다. 그렇게 해야 재난을 막고 강이 살아나며 유지관리비가 적게 든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4대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써봤지만 전혀 해결을 보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가 시작 당시부터 논란이 된 4대강 사업 해결의 출발점에 섰다. 지난 달 22일 문 대통령은 4대강 16개 보 중 녹조 발생 우려가 큰 6개 보를 상시 개방하고, ‘4대강 민관합동 조사·평가단’을 구성해 1년간 생태계 상황을 조사해 2018년 말까지 보 철거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4대강 정책 감사 착수도 지시했다. 수량관리 관할 부서는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이전키로 했다. 이명박 정부 이후 강 사업 기조를 근본부터 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대규모 환경오염을 초래한 사업 결과도 문제지만 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 22조2천억 원이 들어간 사업이라고 하는데, 사후 보전 비용 등을 고려하면 30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돈이 쓰인 것과 마찬가지라는 분석도 있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재앙이다. 이처럼 거대한 사업이 우리 건설업 구조에서 투명하게 진행됐으리라고 믿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이번 기회에 어용 지식인들에 대한 책임도 반드시 물어야 한다. 정권이 바뀌자마자 전 정부에서 하천 개발이 필요 없다던 교수 일부가 이명박 정부에 붙어 4대강 사업 개발 논리를 만들었다. 하천법 개정안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태도를 바꿨다. 어용학자들이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지 않았다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4대강 오염 사태는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달리 볼 수 없는 재해다. 이제 4대강 문제를 심도있게 풀어야 할 때다. 어떻게,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정책감사가 출발점이고 국회의 책임자 청문도 열어야 한다. 이들로부터 결과가 나오면 국민 여론이 올바른 해법을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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