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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MOU체결 공방 이제 그만

삼성의 새만금 MOU체결 문제와 관련한 책임 공방논란이 또다시 한창이다. 정작 실체는 오리무중이고 서로 떠넘기기 식 책임 공방만 난무하며 진실 규명은 하세월이다. MOU체결 핵심 당사자들은 꼬리를 감추고 있다. 본질이 호도되고, 석연치 않은 구석도 한두 군데가 아니다. 뒤가 켕기는 데가 없다면 당사자들이 떳떳하게 나서지 못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책임 당사자들이 나서 도민들 앞에 나서 MOU체결 전후사정을 있는 그대로 밝히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인데도 그렇지 못할 은밀한 내막이 있지 않은 바에야 이렇게 지리한 공방이 이어질 리가 없다. 급기야는 이 문제가 정치 공방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삼성의 새만금 MOU체결 당시 전북도 핵심 간부로 있었던 정헌율 익산시장의 자극적인 발언이 그것이다. 정 시장은 지난 2일 전북도의회 삼성 새만금투자 무상 진상규명과 투자협약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자리에서 “전북도나 언론, 여론 지도층이 (삼성의 투자협약 무산 이후의 상황을) 제대로 이끌고 갔어야 하는데 방향을 잘못 잡고 (도민 여론) 반영을 잘못한 것 같다”면서 “지도자를 잘 못 만나 (전북)도민이 불쌍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당 소속 정 시장의 이날 발언이 민주당 소속인 송하진 도지사를 간접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일자 정 시장은 발언 나흘만인 6일 기자들을 만나 수습에 나섰다.

정 시장은 “이 발언은 특정인을 지칭하거나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정제되지 못한 발언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지도 모를 도지사를 비롯해 지역사회 지도자들께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정 시장의 이같은 일련의 행위는 단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에는 지나친 측면이 있음이 분명하다. “지도자를 잘 못 만나 도민이 불쌍하다”는 표현은 삼척동자라도 그 발언이 의미하는 바를 모를 리 없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그의 말대로 지도층이 삼성의 새만금 MOU체결 사태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그 다음의 문제다.

새만금 MOU 체결이 없었던 일이 되어 버리자 뒷말이 무성했던 사실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삼성 MOU 체결 당시는 전북으로 오기로 했던 LH의 경남 진주 이전이 결정된 때로 여론 무마용이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MB정부와 삼성, 전북도 간 모종의 밀약이 있지 않았느냐는 여론도 파다했다. 오죽하면 ‘도민 사기극’이란 말이 나왔을까.

도민들은 진실을 알고 싶어한다. MOU라는 것이 본래 법적 효력이 있는 것이 아니니 상황이 변하면 언제든지 없었던 일로 바뀔 수도 있다. 때문에 삼성이 새만금 투자를 철회했다는 사실을 문제 삼자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LH 이전 문제로 전북과 경남이 첨예하게 대립되던 상황에서 도민들을 일순간 환희에서 낙담으로 빠트렸던 사태의 진실을 알고자 하는 것이다. 더 이상 물타기와 같은 비열한 방식으로 사태의 본질을 흐리거나 진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 이는 도민들은 또 한 번 속이는 일이다. 도민들은 하루 빨리 그 날의 기억을 잊고 싶어한다. 당사자들은 이제라도 나와 진실을 말해야 한다. 할 일도 많은데 이런 문제로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고 정력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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