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시민사회단체들이 국내에서 종자용으로 승인받지 못한 유전자변형생물체 유채가 전국에서 재배된 것으로 밝혀지자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반발하는 일이 있었다. ‘농촌진흥청 지엠작물(GMO) 개발반대 전북도민행동’은 지난 8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엠(GM)유채 불법 유통 및 재배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다”면서 “농식품부는 우리 농업을 지키는 게 아니라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유사 이래 우리 땅에 한 번도 심어지지 않았고, 허가되지도 않았던 지엠오가 드디어 심어졌는데도 농식품부는 불법으로 유통·재배된 유전자조작(GM) 유채가 이미 미국 등에서 식용·종자용으로 생산 승인된 것이기 때문에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며 “제대로 검역하지 않고 유통시킨 이런 행위는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0일엔 서울시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2017 몬산토 반대 시민행진’이 진행됐다. 이른 바 ‘몬산토반대시민행진’이다. GMO 개발 및 확대를 추구하는 미국 식품기업 ‘몬산토’를 반대하는 이 캠페인은 2013년부터 매년 5월 셋째 주에 세계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1901년 화학기업으로 창립한 몬산토는 현재 전 세계 46개국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으로 베트남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를 만들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몬산토는 유전자조작생명체(GMO)의 시작이자 핵심적인 몸통이며 전 세계에 뿌리내린 마피아 같은 조직이다. 환경파괴와 전쟁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몬산토는 생명공학을 통한 돈벌이 매력에 빠져 지금도 끊임없이 인간의 건강을 담보로 위험한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식용 유전자조작농산물을 수입하는 나라다. 국민 1인당 1년에 평균 43㎏의 유전자조작농산물을 먹고 있는 가운데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콩과 옥수수는 몬산토가 개발한 것으로 제초제 내성유전자나 살충성 박테리아를 넣은 작물들이다. 물엿, 올리고당, 액상과당, 콩기름을 비롯한 대부분 가공식품에 포함된 GMO 옥수수와 콩은 맹독성 제초제를 몇 번이나 맞고도 죽지 않는 식물이다.
지난 대선 때 ‘GMO완전표시제’는 대선후보들의 최대공약수 가운데 하나였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심상정 의원, 안희정 지사, 이재명 시장 등이 GMO완전표시제를 대선공약으로 제시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먹거리 안전을 정부차원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늘날의 농업은 거대한 기업자본이 지배하고 있다. 기업들이란 태생적으로 이익을 위해서라면 섶을 지고 불구덩이라도 뛰어드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더 많은 재화를 얻기 위해 생명의 단절조차 서슴지 않는 것이다. 최근 들어 한국에 재앙처럼 번지고 있는 AI나 구제역 사태로 인해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의 원재료가 어떻게 자라고 유통되는지 그 관심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개인의 생명, 가족의 건강, 사회의 안정을 위해 유전자조작식품을 알 권리 정도는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적어도 우리나라 종자만큼은 농민이 주인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