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건물주의 위세가 오죽하면 ‘조물주’에 비교되겠는가. 건물주의 ‘갑질 논란’은 전혀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갑질’ 차원을 넘어 건물주의 ‘횡보’로 인한 임차인과의 분쟁도 비일비재하다. 상권이 좀 된다 싶으면 건물 임대료는 시도 때도 없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비싼 임대료를 견디지 못해 생업을 버리고 떠나는 서민들도 한 둘이 아니다. 임대료 상승에 따라 임차인이 외각으로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의 폐해가 심각한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게 요즘 현실이다.
전주시가 임대아파트의 임대료를 과도하게 인상했다는 이유로 (주)부영을 경찰에 고발 조치키로 했다. 임대료 인상 문제로 행정당국이 업체를 고발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도가 지나쳤다는 얘기일 수 있다. ㈜부영은 해마다 전주 하가지역 부영 임대아파트의 임대료를 주거비 물가지수와 인근지역의 전세가격 변동률 등을 고려하지 않고 법률이 정한 임대료 증액 상한선인 5%를 꾸준히 인상했다. 부영은 지난 2015년 1차 재계약 당시 (구)임대주택법상 임대료 증액 상한선인 5%를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과도한 임대료를 인상하면서 임차인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이는 현행법상 임대주택의 연간 임대료 인상률 상한선이 5%이하로 정하는 것으로 돼있지만, 해당 임대사업자는 경제여건과 주변시세 등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고 임대료를 5%씩 인상해왔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도 2개월여 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수년 전부터 제주시 삼화지구와 제주혁신도시 일대에 임대아파트를 공급해 오고 있는 부영은 전주 하가지구 임대아파트와 비슷한 일로 입주자들과 심한 갈등을 빚어 왔다. 1년 만에 전세보증금을 1000만원 인상하고, 기한 내 납부하지 않으면 연 12%의 연체이자를 가산 하겠다는 방식으로 입주민들에게 심한 경제적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는 게 그곳 주민들의 하소연이다.
업체 측은 행정기관이 현실과 동떨어진 잣대로 인상률 인하를 권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서민들의 실질 소득이 제자리이거나 마이너스인 상황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법적 잣대에 만 근거한 임대료 인상은 서민을 두 번 울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현행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제55조 제1항은 시장·군수·구청장으로 하여금 임대주택분쟁조정위원회를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상당수의 지방자치단체가 임대주택분쟁조정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있어 분쟁 발생 시 해결이 요원할 뿐이다. 이윤 추구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게 기입의 생리인지라 순진하게 그들의 양심에만 호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은 업체들의 일방통행 식 임대료 인상을 현실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길 밖에는 도리가 없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조속히 시행돼 임대업자가 임의로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자치단체들 역시 임대주택분쟁조정위원회 같은 상설 기구를 설치해 임대인과 임차인 간 불필요한 갈등과 분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