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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법제화해야 한다

저출산·고령화 현상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입학 자원이 줄고, 대학구조개혁까지 실시돼 지방 대학을 둘러싼 여건은 여전히 어렵다. 지방 학생들이 기를 쓰고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취업에서 큰 차별을 받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방의 인재유출에 따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날로 고착화되고 있다. 최근 지방 소재 공공기관들 사이에서 지역 인재를 우대 채용하는 풍토가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기대치에는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공공기관들의 이런 행태들을 보면 지역상생협력이란 말은 허울뿐이었다. 공공기관들이 지역인재 채용을 기피하거나 홀대한다는 얘기가 나온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말로는 현지화 전략이니 지역상생이니 하면서 인재 채용은 철저히 외면해 왔다.


전주시가 지역인재 의무채용 할당제를 주장한 것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부터다. 당시 김승수 전주시장 후보는 지역인재 의무채용 할당제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취임 후 전국혁신도시협의회 회장을 맡으며 이 문제를 공론화했다. 김 시장은 지난해 초부터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이 지역인재 35% 이상을 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마련을 위해 힘써왔다. 이를 뒷받침할 법안도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지난해 6월 전주시 제안 아래 국민의당 김광수 전북도당위원장이 대표 발의했다. 혁신도시를 둔 전국 지자체와 주요 지방대학 총학생회도 공동 지지했지만 지금까지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 12개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률은 2014년 10.7%, 2015년 512명중 15%, 지난해는 12.9%에 그쳤다. 전국 혁신도시 상황도 비슷하다. 같은 기간 지역인재 채용률은 8.8%, 13.5%, 13% 수준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혁신도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30% 채용을 독려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혁신도시 사업으로 지역으로 이전된 공공기관들이 신규 채용을 할 때는 지역인재를 적어도 30% 이상은 채용하도록 지역인재 채용할당제를 운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역인재 30% 할당제’는 문 대통령의 대선후보 공약이었다.
신규 정원 35%를 지역인재 몫으로 할애하자는 게 핵심이다.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장은 해당 지역의 지방대 출신 인재들을 우선 고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도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들이 지역인재 채용에 인색한 데는 지역인재 채용에 대한 의무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공공기관들이 강제조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역인재 채용을 꺼린다면 지방으로 이전할 이유도 명분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공공기관 및 기업의 지역 인재 채용 풍토가 제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행 권고 사항으로 돼 있는 지역 인재 채용 규정을 의무 규정으로 조속히 바꿔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지방 이전 공공기관은 지역인재 고용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 지역인재들이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를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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