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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 세계기록유산 등재 반드시 이뤄져야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내년 3월에 제출 예정인 세계기록유산의 등재 신청대상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이다. 세계기록유산은 2년에 1회씩, 국가당 2건의 기록유산을 등재 신청할 수 있다. 신청된 기록유산은 국제자문위원회 심사를 거쳐 오는 2019년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조선왕조실록 등 13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2013년 정읍시가 주도적으로 추진한 바 있고, 2015년에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전라북도, 정읍시가 동학농민혁명기록물세계기록유산추진위원회까지 만들어 신청했으나 모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세 번째 도전 만에 등재 신정이 이뤄지는 우여곡절을 겪은 셈이다.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지 올해로 벌써 123년째다. 동학 ‘난’에서 ‘혁명’이란 이름을 얻기까지 힘든 과정을 지나왔다. 지난 2004년 특별법 제정 이후에야 비로소 가치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난’에서 ‘혁명’으로 명예회복이 이뤄진 것이다. 동학농민혁명은 1894년 단 1년 동안의 사건이다. 1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것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는 실로 엄청나다. 동학농민혁명은 이후 전개되는 한국사의 흐름을 결정했다. 한국의 민주화운동은 일반적으로 3.1운동과 4.19혁명, 5.18민주화운동으로 대별되고 있다. 그러나 동학농민혁명은 이들보다 훨씬 앞서 일어났고, 청나라와 일본의 개입으로 혁명은 실패했지만 그 정신은 3.1운동으로 계승되었으므로 한국 민주화운동의 효시임에 틀림없다. 역사적 가치와 의미가 남다르다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동학농민혁명을 비추는 역사적 조명은 광주 5.18 민중항쟁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들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이끈 소중한 가치로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2011년 등재된바 있다. 5.18민주화운동을 폄하하자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다만, 동학농민혁명이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답답하고 안타깝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 더욱이 정읍·고창·부안·전주 등 동학혁명군의 옷깃이 스친 지자체마다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탓에 아직까지 동학혁명에 관한 통일된 기념일조차 없다는 사실이 더욱 기가 찰 노릇이다.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앞서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따위 등을 둘러싸고 지역 간 더 이상의 갈등과 반목부터 없애야 한다. 그것은 세계사에 빛날 혁명취지를 무색케 하는 것은 물론 숭고한 혁명정신까지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 경계해야 할 것은 혁명정신이 지치단체를 선양하는 기념행사나 단순히 지역 문화관광자원의 수단으로만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피를 뿌리며 외세와 부패에 항거했던 선조들에 대한 중대한 모욕이다. 도민들은 이제라도 동학정신을 널리 알려 세계인의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목소리부터 통일하고 혁명정신을 함께 기리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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