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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인과 임차인 갈등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전주시가 부영 임대료 폭탄 인상에 대해 재차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얼마 전 고발에 이어 이번에는 시의회, 입주민, 소비자단체 등과 공동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직권조사 요청과 불공정행위 신고까지 들고 나섰다. 부영은 전주 하가부영 임대아파트 임대료를 2015년 1차 재계약 당시 옛 임대주택법상 임대료 증액 상한선에 맞춰 5%를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5%씩 인상해 임차인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시가 적당하다고 판단하는 이 아파트 임대료 인상률은 주거비 물가지수 1.9%와 인근 지역 전세가격 변동률 평균치 1.57%을 고려한 2.6%다. 부영의 임대료 연 5%는 2016년 기준 공공임대주택 임대료 평균 인상률 연 2.6% 인상과 비교하면 두 배에 이른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2년에 4.9% 평균 임대료를 받고 있다. 전북개발공사도 전주평화(3.5%), 혁신도시(2.7%), 익산 배산(2.2%) 등 2년에 2.8%의 평균 임대료를 적용하고 있다. 입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는 건 당연하다.

물론 부영은 전주시의 이 같은 조치가 부당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하가지구아파트는 임대주택법 제20조에 근거해 정당한 임대조건 5% 인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는 인근에 임대중인 주택에 비해 낮은 수준의 임대조건이며 지자체가 조정을 권고할 수 있는 대상의 임대조건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임대조건 변경 시 임대주택법에 근거해 전반적인 사안을 검토한 뒤 인상률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부영이 전국 25개 지자체에 지은 임대아파트 임대료 인상률이 대부분 상한선 5%를 유지하고 있어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임대료를 둘러싼 임대인과 임차인 간 갈등은 우리 사회의 두고두고 풀어야 할 숙제다. 이윤추구가 최대 목적인 기업 생리 상 도덕이나 양심 따위는 저들에게 있어서는 어쩌면 사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기업인들은 또 누구보다 법을 잘 안다. 아무리 법을 잘 만들어 놓아도 그들은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기 위해 가능한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서민들이 저들을 상대로 싸우기란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불과하다. 권력도 결국은 가진 자의 편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지금 서민들이 실질 소득이 제자리이거나 마이너스인 상황을 감안할 때 부영의 5% 임대료 인상은 서민을 두 번 울리는 일이다. 기업의 최대 목적이 제아무리 이윤추구라고는 하지만 최소한의 사회적 책무나 윤리라는 게 있다. 따지고 보면 임대업자나 세입자는 공생관계나 마찬가지이다. 세입자가 있기에 임대업자가 존재하는 것 아닌가. 공생 관계란 한쪽에만 유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깨질 수밖에 없다. 막다른 골목까지 가게 된다면 둘 모두 공멸하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부영은 비단 전주뿐 아니라 전국 여러 지역에서도 비슷한 문제로 세입자들과 마찰이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법(法)만이 능사가 아니다. 인간사에는 ‘상식’과 ‘이치’라는 게 있다. 기업은 다른 한편으로는 ‘이미지’를 먹고 산다. 지나치게 눈앞의 이해득실만 따지고, 지금처럼 세입자들과의 분란이 지속된다면 기업 이미지에도 하등 좋을 게 없다. 이런 일들이 쌓이다 보면 결국은 기업도 파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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