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은 ‘세계 인구의 날’, UN이 정한 기념일이다. UN은 세계 인구 폭증으로 야기되는 각종 문제에 주목하며 1974년을 ‘세계 인구의 해’로 지정했다. 이후 1987년 7월 11일 세계 인구 50억 명 도달을 기념해 UN 산하의 국제연합개발계획은 이날을 ‘세계 인구의 날’로 정하고 기념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 저출산·고령화기본법을 개정하면서 매년 7월 11일을 ‘인구의 날’로 지정해 저출산·고령화 문제 극복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지난 1798년 맬서스는 ‘인구론’을 발표해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인간은 가급적 자손을 많이 낳으려는 경향이 있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식량 생산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결국 인구 증가를 따라잡지 못해 파국이 불가피하리라는 내용이었다.
세계 인구는 1999년 10월에 60억 명, 2011년 10월에 70억 명을 돌파하고, 현재는 74억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인구론이 발표된 지 200년이 훌쩍 지난 현재 맬서스가 우려했던 현실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인구 문제는 여전히 세계가 모두 주목하는 사안이다. 같은 ‘인구의 날’인데 UN이 정한 취지와 우리나라는 정 반대 개념이다. UN은 세계 인구 폭발을 우려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거꾸로 저출산을 심각한 사회 문제로 여기고 있으니 말이다.
1987년 당시 국내 신문에서 ‘한국은 초만원, 세계도 초만원’이라는 캐치프레이즈 하에 가두캠페인과 ‘한 자녀 갖기 운동’을 펼쳤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구호는 마치 고전에 나오는 금언처럼 여겨졌던 시절이 바로 엊그제 같다. 불과 몇 년 새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낳는 자녀 수)은 지난해 기준 1.17명으로, 초저출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OECD 회원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224개 국가 가운데서도 최하위권에 위치해 있다. 전문가들은 낮은 출산율이 우리 사회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염려한다. 인구재앙이라고까지 표현하기도 한다.
새 정부는 ‘저출산 문제 해소’를 국정 우선 3대 과제로 선정했다. 그만큼 저출산 현상은 우리 사회의 위협요소이다. 저출산은 먼 미래의 후세대가 겪을 문제일 뿐만 아니라 현재의 나와 내 자녀들에게 닥쳐올 문제이다. 인구문제는 캠페인이나 요란한 구호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사회적 환경이 변해야 한다.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칼 퇴근을 장려해야 한다고 하지만 동료들과 상사의 따가운 시선을 감수할 수 있는 근로자는 몇이나 될까? 육아휴직, 유연근무제만 해도 동료가 휴직에 들어갈 때 흔쾌히 받아들이는 문화인가. 가정에서 가사와 육아 등 부부가 공동으로 책임진다는 의식은 형성되어 있는가.
선진국에서는 이미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양성평등과 일·가정 양립 문화가 우리나라에는 정착되지 않았다. 국민의 인식이 제도를 따르지 못하는 것이다.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인식 변화가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