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는 ‘임금과 스승, 아버지의 은혜는 다 같다는 뜻’이다. 우리는 예로부터 스승을 임금이나 아버지와 같은 존재로 극진하게 예우하며 스승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전통을 지녔다. 그러나 전북교육청이 지난 13일 부안의 한 여고에 대한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 내용을 보면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차마 글로 표현하는 것조차 민망하고 당혹스러울 정도다. 부안 A여고에 대한 감사 결과 한 교사가 제자 수십 명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도 모자라 일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하고, 금품을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학생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교사는 모두 3명이다. 이 중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체육교사 B씨는 성추행과 함께 일부 학생에 대한 수행평가에서 실기 배점 기준과 다른 점수를 매긴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생활기록부에 일부 학생에 대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는 등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려고 한 정황도 포착됐다. 성추행에 연루된 교사 외에 학생에게 욕설 등 폭언을 하고, 금품을 요구한 교사 7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 학교 재직 교사(44명) 중 10명이 성추행과 금품 요구 등 각종 비위 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의 행태가 이렇다 보니 학교 운영도 제대로 돌아갈리 만무하다. 정당한 근거 없이 최근 2년간 교직원들에게 수당과 여비 명목으로 3300만 원가량을 지급하는 등 회계 관리도 엉망이었다. 학교폭력·성폭력 예방과 상담을 위한 교육이나 시설도 전무했다. 연간 2회 실시해야 하는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건너뛰고,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대한 후속 조치도 미흡했다. 양파 껍질 벗겨지듯 끊임없이 각종 비리가 터져 나오면서 지역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인면수심(人面獸心)’이란 말이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뜻으로, 마음이나 행동이 몹시 흉악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인간을 상대로 이 보다 더욱 흉측한 표현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최근 A여고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지면에 ‘인면수심’이란 단어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교사가 학생을 상대로 벌인 추악한 장면들을 떠올리면 한마디로 인면수심을 넘어 그 어떤 표현으로도 설명할 길이 마땅치 않다. 타인에게 모욕스러운 욕설을 퍼부을 때 흔히 ‘짐승만도 못하다’는 표현을 쓰지만, 이는 되레 짐승을 모독하는 말이다. 짐승은 절대 그렇게 간교하거나 추악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성역화 된 분야 가운데 하나가 바로 교육계다. 문제가 발생해도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혹시나 피해가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대부분 유야무야 넘어갔다. 이번 기회에 전북교육청은 철저한 감사를 통해 한 점의 의혹도 남겨선 안 된다. 아울러 이와 유사한 사례가 타 학교에 없으리란 법도 없다. 학생 인권보호를 우선에 두고 학교 전반에 걸쳐 실현 가능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