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국민의당 당 대표에 선출돼 정치 전면에 복귀했다. 대선 패배 후 110일 만이다. 안 신임 대표는 지난 27일 열린 국민의당 전당대회에서 51.09%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안 대표는 과반을 가까스로 확보해 결선투표 없이 당 대표에 뽑혔다. 안 후보가 대선 패배와 제보조작 사건에도 결선투표 없이 당선됐다는 것은 국민의당에 아직 안 후보를 대체할 ‘얼굴’이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오는 2019년 1월까지가 임기인 안 대표는 창당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안 대표는 지난해 국민의당을 창당하고 불과 두 달 만에 맞은 4·13 총선에서 총 38석의 의석을 얻는 ‘창업주’다. 이번에는 구원투수로 역할이 바뀌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바닥에 떨어진 당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안 대표는 대선 당시 “지난 총선에서 기록한 정당득표율인 26.74%의 지지율을 복원하겠다”고 천명했지만, 대선 이후 국민의당 지지율 바닥권을 헤매고 있다. 현재 지지율은 5% 안팎에 머물고 있다. 더구나 더불어민주당의 선전으로 텃밭인 호남 지지율도 10%대로 폭락하며 사실상 원내 3당의 존재감을 상실한 상황이다. 당의 신뢰도는 결국 안 후보의 향후 당 운영 성과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
당내 갈등을 추스르고 통합을 이끌어 내는 것도 안 대표 몫이다. 경선이 진행되면서 당내 반발이 가라앉긴 했지만, 안 대표가 충분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다시 호남권 의원과 동교동계 원로 등 비안(비안철수)계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 안 대표의 거취는 사실상 내년 지방선거 성적표에 달려 있는 셈이다.
우선은 차가워진 호남 민심을 되돌려야 한다. 호남 민심 회복은 내년 지방선거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안 대표에게는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국민의당이 호남 민심과 존재감 사이에서 제대로 위치를 잡지 못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국민의당에 호남은 딜레마이다. 국민의당 존재감을 발휘하기 위해서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웠다간 자칫 자살행위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협조하게 되면 당의 존재감을 사라지게 된다.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 바른정당과 궤를 같이하는 것도 안 대표에게는 적잖은 부담이다. 안 대표가 이를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스로 밝힌 것처럼 초심으로 돌아가 제2 창당의 각오로 몸을 던지지 않으면 활로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마음은 있더라도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는 그만두어야 한다. 5% 안팎으로 추락한 당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대선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지도부와 소속의원이 따로 노는 듯한 당 체제를 신속히 정비해야 한다. 또 당의 정체성을 중도개혁 정당으로 설정했다면 입법과정에서 이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면서 정부 여당이 잘못된 길을 간다면 과감하게 견제하고 대안도 제시해야 한다. 안 대표는 실천하는 중도개혁정당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줌으로써 무너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이것이 다시 정치적 생명을 준 국민과 당원의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