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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의 '대한민국 독서대전'에 거는 기대

‘일일불독서 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은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쓴 글귀로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뜻이다. 안중근 의사의 인품을 알 수 있게 하는 글이다.



현대인들은 급격한 시대변화와 다양해져만 가는 삶의 양식 속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을 확립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현대인의 가치관 혼란과 정서함양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독서도 그 방법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책을 통해 인류의 위대한 스승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고 남의 경험과 지혜를 통해 살 길을 암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는 학문과 인격을 동시에 갖추기 위한 가장 훌륭한 방법 가운데에 하나라 할 수 있다.



최근에 와서 현대인들의 독서시간은 점차 줄어들고 있고 독서경향도 기능적인 데로 치우치고 있다. 대도시 지하철을 타보면 승객들 중 책 읽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토익이나 전공서적을 펴든 대학생, 공무원시험 준비생 등이 가뭄에 콩 나듯 눈에 뛸 뿐이다. 인쇄매체를 보는 사람이 아예 한명도 없는 칸도 있다. 차창 밖을 스쳐가는 풍경을 보는 사람도 거의 없고 대화마저 없다. 오르지 스마트 폰 삼매경에 빠진 승객들뿐이다. 이것이 책 안 읽는 우리사회의 우울한 민낯이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지식의 보고’라는 말은 구닥다리 유물이나 흘러간 옛 노래처럼 느껴지는 시대다. 흔히 ‘문화 강국’이나 ‘노벨상’을 언급하지만, 책을 읽지 않는 나라에서 이를 기대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만 19세 이상 성인의 약 35%가 1년에 책 1권도 읽지 않는 나라가 선진국이 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선진국의 기준을 1인당 국민소득으로만 따질 일이 아니다. 경제와 문화가 함께 성장해야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독서량은 문화 수준을 나타내는 척도이기도 하다.



다음 달 전주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행사가 하나 열린다. ‘독서대전’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독서문화 축제인 ‘2017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다음 달 1일부터 3일까지 전주에서 펼쳐진다. ‘사랑하는 힘, 질문하는 능력’이라는 슬로건으로 열리는 이번 독서대전에는 전국의 출판사 85개, 독서단체 40개, 독서경영 우수 직장 4개, 평생학습한마당 110개 등 239개 기관·단체가 참여한다. 이밖에 34개의 강연·행사·공연과 각종 전시·체험행사, 학술토론 등 288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독서율이 하락하면 그 사회 인적자원의 혁신과 창의성이 함께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책 읽지 않는 사회는 선진국 진입은커녕 현 수준의 국가 경쟁력도 유지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지난해 미국의 한 주간지는 ‘한국인들은 책은 많이 안 읽으면서 노벨문학상은 바란다’고 우리의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 한국이 더 나은 미래로 나가려면 독서 장려를 위한 사회 전반의 고민이 필요한 때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주시의 독서대전이 독서량이 절대 부족한 이 시대 사람들에게 독서 길라잡이로서의 구심점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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