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이번 달 개최될 ‘제43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위기를 딛고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3년 역사의 전주대사습놀이는 지난해 심사위원 매수 사건으로 물의를 빚으면서 전국 최고의 대회라는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데다 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들 간 갈등 등으로 파행을 겪어 왔다. 이 때문에 매년 5월에 치러지던 대회가 올해는 9월로 연기됐다. 지난 대회 때 문제가 됐던 판소리 명창부 장원 대통령상마저 박탈당하는 치욕을 겪었다. 올해 대회 참가 인원수도 205명으로 전년 270여명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논란이 된 판소리 명창부의 경우 참가자는 지난해 14명에서 올해 4명으로 크게 줄었다.
잘 알다시피 전주대사습놀이는 소리의 고장 전주를 대표하는 소리꾼의 향연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리꾼의 등용문임을 자타가 공인해 왔다. 그간 배출된 명창들만 봐도 전주대사습의 권위가 어느 정도인지를 실감케 한다. 첫해 ‘흥부가’ 중 박 타는 대목을 불러 장원에 올랐던 오정숙(중요무형문화재 5호) 명창을 필두로, 중요무형문화재인 성창순·조통달·송순섭 등 수많은 기라성 같은 명창들을 배출했다.
그런 전주대사습이 보존회 내부의 잦은 법정다툼에다 지난해 심사위원의 심사 비리문제까지 터지면서 권위와 명성이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심사위원과 참가자 간에 검은 거래가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그 충격은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다. 전주대사습이 마치 보존회의 전유물이나 자산인 것처럼 감투싸움이나 벌이고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조직원 간 치졸한 싸움을 벌이는 행태에 많은 국악인들은 환멸을 느껴야만 했다.
전주대사습놀이 조직위원회가 올해를 전주대사습놀이 명예회복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나섰다. 김명곤 공동위원장은 지난 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중심으로 이뤄지는 심사위원 선정 방식을 비판하면서 “심사 비리 등으로 추락한 전주대사습놀이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심사위원 선정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대사습놀이 개선 방안의 하나로 심사위원 추천위원회와 심사위원 선정위원회 별도 구성 방침을 제시했다. 심사위원을 어느 누구의 입김도 작용하지 않도록 공정한 방식으로 뽑아 심사 비리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경연부문별 예선과 본선 심사위원 별도 구성, 심사위원 선정 시 직접제자 및 6촌 이내 친인척 배제, 판소리 명창부 본선 청충평가단 평가 도입 등도 심사제도 개선 방안으로 제시했다.
대사습놀이는 현재 커다란 위기에 빠져 있다. 외부 전문가의 참여 폭을 넓히고, 심사위원을 공정하게 선정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보존회가 자정 노력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수준 높은 참가자들의 외면을 피할 수 없다. 자칫하면 국내 최고의 국악 경연 대회가 동네잔치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전주대사습은 보존회 몇몇의 전유물이 아니다. 어떻게 지키고 발전시킨 대사습인데 몇몇 임원들의 감투싸움에 그 명성이 허물어져서는 안 될 일이다. 전주대사습이 이번 조직위의 쇄신안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