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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두 번 울리는 임대사업자의 횡포

임대사업자의 횡포 방지와 적정 임대료 인상을 위한 법 개정 지지 촉구 기자회견이 오는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다고 한다. 부영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주민 및 22개 지자체장, 국회의원 등이 한 자리에 나와 공동 성명서를 낭독하고 합동 기자회견에 나설 계획이다.





요즘 부영그룹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 부영아파트 부실시공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지자체와 정치권, 국토교통부까지 나서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아들인 이성훈 부영주택 부사장이 새 정부 첫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까지 커졌다. 새 정부 들어 위장계열사 문제로 촉발된 부영 사태가 임대료 인상, 부실 시공으로 확대되면서 이들 부자(父子)의 국회 출석 요구가 높아졌다. 정치권에선 ‘부영방지법’까지 논의되고 있다. 문제가 불거진 동탄 부영아파트는 올 3월 입주를 시작한 뒤 5개월 동안 무려 8만 건이 넘는 하자신고가 접수됐다고 하니 할 말을 잊게 만든다. 이것뿐이 아니다. 부영은 매년 임대아파트 임대료를 상한선인 5%를 채우면서 입주자들을 비롯해 전주시 등 전국 22개 지자체와 심한 마찰을 빚어 왔다.





전주시도 과도한 임대료 인상으로 주민들과 극심한 갈등을 빚어온 하가지구 부영 임대아파트에 대해 지난 6월 고발 조치 등 강력 대응에 나섰지만 부영 측 입장은 아직도 요지부동인 것 같다. 지난 12일에는 김승수 전주시장이 부영 측 관계자를 불러 하가임대아파트 임대료를 2% 초반으로 조정해 줄 것과, 하자 투성이인 아파트의 신속한 보수, 편익시설 확충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결과야 두고 봐야 알 일이지만 상호 간 견해차를 좁힌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부영 측은 심지어 시의 자료 배포 후 반박 자료를 통해 ‘언론플레이’, ‘마녀사냥’이란 표현 등을 써가며 시를 비난했다. 신의성실을 원칙으로 하는 협상 원칙을 깨고 전주시가 언론플레이를 통해 마녀사냥 하듯 사기업을 압박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불쾌한 속내를 드러냈다. 부영 측 입장이 이렇다 보니 이번 협상도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부영은 매년 임대주택 임대료가 법적 상한선(5%)에 맞춰 꼬박 꼬박 인상해 왔다. 이는 지난해 기준 공공임대주택 임대료 평균 인상률 연 2.6% 인상과 비교하면 두 배에 이른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2년에 4.9% 평균 임대료를 받고 있다. 전북개발공사도 전주평화 3.5%, 혁신도시 2.7%, 익산 배산 2.2% 등 2년에 2.8%의 평균 임대료를 적용하고 있다. 서민들이 실질 소득이 제자리이거나 마이너스인 상황을 감안할 때 부영의 5% 임대료 인상은 서민을 두 번 울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서민들에게 번듯한 내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은 평생의 꿈이다. 제대로 먹지도, 쓰지도 못하면서도 돈이 부족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겨우 집 한 채 장만하는 게 대다수 서민들의 살림살이다. 아무리 기업의 최대 목표가 이윤추구라고는 하지만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재산권, 행복추구권, 생명권이 이윤의 논리 앞에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 될 일이다. 법이라는 것도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다. 부영이 법을 그렇게 중하게 여기는 기업이라면 하자투성이로 얼룩진 아파트를 무엇으로 설명할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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