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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세 악질 고액체납자 뿌리뽑자

납세는 국방, 교육과 함께 국민의 신성한 3대 의무 가운데 하나다. 고액체납자 징수문제는 민선자치가 시작된 이후 고질적인 과제 가운데 하나였다. 지방자치단체들마다 지방세 체납을 일소하기 위해 전쟁 아닌 전쟁을 벌이고 있음에도 체납액은 줄기는커녕 갈수록 눈덩이다.



고액·상습 체납자 공개, 부동산 압류, 자동차 번호판 영치 등 적극적인 수단을 다 동원해도 별달리 효과가 없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다. 지난해 말 현재 지자체 평균 재정자립도는 53.7%에 불과하다. 전북지역은 30%도 채 되지 않는다. 지자체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근본 이유는 수입은 생각하지 않고 개념 없이 예산을 펑펑 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체납된 지방세가 많은 것도 전반적인 재정 악화의 주요인이다.





국회 박남춘(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000만원이상 지방세 고액체납자가 전국적으로 1만3108명에 이르렀고, 체납액은 총 1조6501억원으로 전체 지방세 체납총액의 40%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지방세 체납액 대비 고액체납자 체납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33.3%에서 2016년 40%로 비중이 점차 확대됐다. 전북지역 고액 체납자도 158명, 체납액은 272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는 2015년도 체납자 90명, 체납액 107억에 비해 각각 75%, 154% 급증한 수치다.





지자체별로 상습적인 체납징수를 강화하기 위해 명단공개는 물론, 각종 행정제재와 해외도피 목적의 국외도주 우려가 있는 체납자에 대해서는 출국금지 조치 등 제재조치를 추진하고 있지만 고액체납액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물론 고액체납자 중에는 경기 침체로 말미암아 사업의 부도 위기를 맞거나 부도를 맞으면서 불가피하게 세금을 체납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이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세금을 내지 못하는 사정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다.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연체하는 경우라도 결코 면제되거나 용납될 수 없다. 납세는 헌법에 규정된 국민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것은 체납 규모가 고액이고 상습체납이라는 점이다.



국세청이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을 공개하면서 제시한 미납자들의 돈 빼돌리기 수법을 보면 악질적이다. 세금을 내지 않으면서 버젓이 부동산 거래를 하고, 수백억 원의 이득을 현금으로 빼돌려 감추기를 일삼고 있다. 첨단지능화한 현금 은닉 행위도 그렇거니와 당국의 단속을 벗어나는 수법도 교묘해 혀를 내두르게 한다. 지방세기본법이 개정돼 세금 징수가 원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체납금 규모는 되레 증가하고 있다.





고액소득자들이 온갖 구실을 핑계로 세금을 회피하는 상황을 방치해서는 조세정의를 말하기 어렵다. 성실 납부한 대다수 서민의 조세저항을 불러일으키는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금과 관련해 신상필벌의 원칙을 철저히 적용해야만 한다. 고소득 상습·악덕 체납자들이 버젓이 시민 노릇하도록 내버려둬서는 국가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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