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경제라고 할 수 있는 자영업이 몰락 위기에 놓여 있다. 경기침체로 매출은 줄고, 종업원 인건비가 천정부지로 인상돼도 종업원 구하기조차 힘들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김영란법 쇼크에 이어 올해 중국 사드 보복에 따른 관광객 급감 등 이중고를 겪던 자영업자들이 내년에는 16.4%라는 ‘최저임금 인상 폭탄’까지 맞아 줄줄이 폐업 기로에 서 있다. 퇴직금·적금 깨어가며 창업에 나서지만 불과 3개월 만에 적자에 허덕이거나 휴업 또는 폐업을 하기 일쑤다. 문 닫은 자리에는 업종만 바뀐 또 다른 업종이 들어서는 악순환만 거듭하고 있는 판이다.
전북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전북지역 자영업자 10명 중 8명은 창업 후 10년을 버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 업종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음식점은 절반 이상이 1년도 안 돼 폐업을 하고 있다고 하니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 10년 간 전북지역 신규창업은 33만3018건, 폐업은 26만6727건으로 집계됐다. 살아남은 도내 자영업자가 6만6291건에 불과한 것이다. 이를 생존율로 따지면 19.9%에 불과하다. 폐업을 결심한 이유는 대부분 영업 부진으로 전체의 41%를 차지했다.
더 큰 문제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경우 폐업으로 인해 ‘생존절벽’으로까지 내몰리고 있다는 데 있다. 매출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안 돼도 폐업손실을 우려해 업종전환과 업장 축소 등의 강구책으로 최대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나빠지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쪽이 자영업이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자영업자 수가 줄어들고 아울러 종사자도 줄어든 추세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전체 근로자의 30%를 차지하는 자영업자가 몰락하면서 사회문제로 확산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자영업은 경제의 모세혈관과 같아서 이들이 터지고 나면 국가경제도 안정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직장 근로자들은 실업이라는 최악의 경우를 당해도 고용보험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자영업자는 그런 혜택도 없다. 정부의 실업대책이나 기업의 일자리 나누기 역시 남의 일이다. 정부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여러 가지 지원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가 자영업자들의 폐업까지 책임질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이런 영세업자들의 어려운 현실을 바라만 보고 있어선 안 된다. 뭔가 방향을 잡아주고 지원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 자영업은 대부분 은퇴한 중장년층이 너도나도 충분한 창업 준비 없이 손쉽게 가게를 차리면서 과포화 됐고, 업종 쏠림 현상으로 과당 경쟁과 경기 침체로 금방 문을 닫는 구조다. 따라서 정부는 은퇴 후 창업교육을 실시해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한 업종이나 유망업종으로의 진입을 유도하고, 창업전략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자영업자들이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업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경쟁력 강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자영업을 살리는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적 문제이자 국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때문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자영업자들 역시 스스로 독자 생존 기술과 서비스를 연마해 자생력을 키워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