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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문화 확산 위한 사회적 노력 필요

전북대병원이 최근 생명 나눔의 정신 확산 차원에서 장기기증 캠페인을 벌였다. 장기기증 희망등록 캠페인에는 300여명이 참여해 현장 설명을 듣고 38명이 장기기증을 서약했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캠페인 현장에서는 또 기증 희망 등록 신청서도 받았다.





메스컴에서는 가끔씩 시한부 삶을 사는 사람이 타인을 위해 자신의 신체 일부를 기증하는 사례가 소개돼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곤 한다. 신체의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 장기기증은 이웃 사랑의 실천이다. 선천적으로 장기 일부가 비정상인 채로 태어난 사람이 적지 않다. 또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다 뜻하지 않은 사고 등으로 장기 기능이 손상돼 이식이 아니면 다른 방법이 없어 고통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장기 기증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3만명 이상의 환자들이 장기이식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집계 결과 지난해 장기기증을 통해 생명나눔을 실천한 뇌사자는 573명으로, 이들의 신장·간장·췌장 등 기증건수로는 2306건이다. 또 285명의 뇌사자 또는 사망자가 뼈·피부 등 인체조직을 기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뇌사장기 기증자 수는 해마다 약간씩 늘어나는 추세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인구 100만명 당 뇌사 기증율은 우리나라가 2015년 9.96명으로 스페인 35.9명, 크로아티아 35.1명, 미국 27명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장기이식 대기자 수와 비교해 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 우리나라 장기이식 대기자 수는 총 2만6,372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장기기증자 수는 2,745명으로 이식 대기자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증을 기다리는 대기자와 가족들은 애가 탈 수밖에 없다.





장기기증이 저조한 이유 중 하나는 심리적 거부감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망한 가족의 시신을 훼손할 수 없다는 유교적 관념이 강하다. 기증자가 생전에 사후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했어도 유족이 동의할 경우에만 장기 적출이 가능하다. 뇌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장기기증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불필요한 규제의 영향도 적지 않다.





장기 기증은 고인(故人)의 아름다운 뜻을 세상에 전하는 뜻 깊은 선물이기도 하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생명을 살리고 떠나는 살신성인의 실천은 많은 감동을 준다. 하지만 막상 그런 위대한 사랑을 행동으로 옮기겠다고 결심하기는 쉽지 않다. 장기기증은 나와 내 가족을 돕는 일이다. 장기기증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인식을 바꾸는 일이다. 장기기증을 꺼리는 주된 이유는 막연한 두려움과 오해다. 누가 강요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장기기증을 통한 생명나눔 운동을 확산시키려면 내안의 편견부터 깨야 한다. 장기기증을 서약하고 실천하는 분위기가 한때의 바람으로 그치지 않고 꾸준히 확산됐으면 한다. 죽음 앞에 평등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지만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에 따라 두려움 대신 희망을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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