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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시행 1년,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오늘로 딱 1년이다. 요즘 정부와 정치권, 시민사회단체 등은 법 시행에 따른 효과와 문제점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이 법의 원래 이름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서 유추할 수 있듯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부패를 막기 위해 제정된 것이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매년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에서 지난해 우리나라는 176개국 중 52위를 차지했다. 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휩쓸고 있고,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7위, 홍콩 15위, 일본 20위, 부탄 27위, 대만 31위 등으로 우리보다 크게 앞서 있다.





부패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사회에 악영향을 미친다. 부패는 민주주의와 법치의 주요 장애물 역할을 한다. 권력기관이나 공직자가 권한을 사적 이익을 위해 오용하면 국민의 신뢰를 잃고 결국 합법성을 상실한다. 부패는 공정한 시장 구조의 발전을 막고 투자를 저해함으로써 국가 재정을 고갈시킨다. 부패는 또 정치 제도와 리더십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를 훼손시킨다. 이렇게 만들어진 대중의 불신과 냉담은 부패를 해소하려는 노력에 대해서조차 냉소적으로 만든다.





우리나라는 국력에 맞지 않게 부패 수준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기 때문에 부패를 몰아내야 하는 것은 중대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언론의 올바른 역할은 법 취지를 감안해 부정청탁이나 금품 수수가 얼마나 줄어들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보완책을 제시해야 합당하다. 그러나 법 시행 1년이 된 현재 시점까지 긍정적인 측면이나 객관적 평가를 담은 보도 보다는 상당부분 법을 왜곡하거나 부정적으로 폄하하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정부 역시 부패 감소와 그로 인한 긍정적 효과에 대한 관심보다는 오히려 일부 책임 있는 사람들이 수시로 김영란법 흔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김영란법이 생활 속의 법으로 정착되고, 모두가 인정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처음 시행하는 법인데다 온갖 복잡한 경우의 수 등으로 인해 다소 불합리함이 없을 수가 없고, 시행착오가 따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부패를 추방하자는 것인데 여기서 후퇴할 수는 없다. 특정 업종이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제대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 정당한 방식으로 지원을 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고 필요한 조치다.





불합리하고 사소한 문제점은 평가해서 수정·보완해 나가면 된다. 이런저런 이유를 내세워 법의 근본 자체를 흔드는 것은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는 것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티끌만 보고 본질은 외면하려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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