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북혁신도시 이전 흔들기가 또 시작되는 모양이다. 전주혁신도시 국민연금공단 본사에서 치러진 올해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기금운용본부 전북혁신도시 이전 꼬투리 잡기가 계속됐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기금운용본부 서울사무소 존치’ 필요성을 집요하게 주장했다. 이들은 기금운용본부 인력문제의 가장 큰 원인이 전주이전인 것처럼 목소리를 높였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전주지역으로의 이전에 따라 자녀교육 문제 등 여러 요인들로 이직을 고려하는 기금운용역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이 해외투자자 방문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서울 사무소 개설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중앙 언론들도 그동안 이와 비슷한 논리를 쏟아내곤 했다. 물론 일리가 없는 주장은 아니다. 하지만 똑같은 사물이나 사안을 두고 한쪽 측면으로만 시각을 고정시킬 경우 얼마든지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문제는 기준과 원칙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결론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만다. 편향된 시각이 강할수록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국감에서 위에서 제기된 ‘기금운용본부 사무소 서울 이전의 타탕성’ 문제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 의원은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전주시 갑) 뿐이다. 김 의원은 “투자자들은 전주 방문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판단됨”, “해외관련 투자 부서를 서울 사무소 근무로 변경하여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해 보임”이라는 국민연금공단이 제출한 답변서를 두고 “아주 무책임한 답변서”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공공기관의 혁신도시 이전에 따른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헌법적 가치와 ‘기금운용본부의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는 전라북도로 한다’는 현행 국민연금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권력의 쌈짓돈, 재벌의 사금고로 전락해 국민적 비판을 받아 온 기금운용본부는 자중하고 이제는 지역균형발전의 헌법적 가치와 국민들의 노후보장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꼼수 논란을 받고 있는 서울사무소를 비롯해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모든 일들을 말끔히 정리하고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공공기관으로서 국민의 신뢰회복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연금공단은 현재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국민들의 노후를 설계할 피 같은 돈을 분탕질 해댄 국민연금공단은 당장 국민들 앞에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럼에도 현행 국민연금법마저 깡그리 무시하는 그들의 몰지각한 행위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그런 생떼를 부릴 거라면 ‘법’이라는 게 무슨 필요가 있는가.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재벌과 권력의 사금고’로 전락했다는 엄청난 비난을 아직도 잊었단 말인가. 권력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면서 그동안 저지른 죄상을 따지자면 어디 그것뿐이랴. 야당 의원들과 중앙 언론들이 ‘서울사무소 존치’ 운운하는 것은 뻔하다, 돈 때문이다. 기금운용본부는 600조원에 이르는 국민연금 기금을 운용하는 돈 줄이니 저들이 군침을 흘리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돈줄을 자신들의 가까운 행동반경에 두려고 하는 이유다.
‘악법도 법이다’는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말이 있다. 법과 원칙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애초 법과 원칙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정해 놓은 규칙을 헌신짝처럼 내 팽개치고 초법적인 행위를 일삼는다면 나라가 절단 나고 국민들은 피멍이 든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