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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 도입 필요하다

전북도의회가 공사·공단 등 산하기관장에 적용할 인사청문제도 실행 안 마련에 나선다고 한다. 김송일 전북도 행정부지사가 지난 26일 도의회에 임시회에 출석해 인사청문 취지에 공감을 표하면서 의회가 인사청문 TF를 결성해 인사청문 시스템을 제안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다만, 민주적이고 효과적인 인사청문 시스템이 되려면 많은 고민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전북도 산하에는 1곳의 공기업과 14개의 출연기관 등 모두 15곳의 기관이 있다.





전국 지자체마다 인사청문회를 도입하려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단체장의 인사권을 규정한 지방공기업법에 위배된다며 본격 도입이 미뤄지고 있다. 전북도의회는 지난 2014년 9월 도의장 직권으로 ‘전라북도 출연기관 등의 장에 대한 인사검증 조례’을 공포한 바 있다. 단체장의 인사전횡을 막고, 공기업과 출연기관 단체장의 능력과 도덕성을 검증하겠다는 게 목적이다. 이 조례는 그동안 민선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뒷말을 남긴 이들 기관장의 인사를 검증함으로써 이른바 정실인사, 코드인사를 막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하지만 전북도는 행정안전부의 ‘사후인사검증조례안이 단체장의 임명권 침해 등 일부 관련법에 위배된다’는 유권해석에 따라 2014년 12월 대법원에 소를 제기하고 집행정지 결정을 신청해 현재까지 법안이 계류 중이다. 이에 앞서 전북도의회는 지난 2010년에도 ‘전북도 출연기관 등에 대한 사후인사검증조례’를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각 지자체들마다 인사청문회를 도입하려는 것은 후보자 발굴-추천-검증 과정이 총체적으로 불투명한 데 있다. 인물 발굴과 추천에 비선라인이나 실세가 개입하거나 사전검증 체계가 부실하고, 그러다 보니 평소 인재풀 관리는 아예 손 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일개 기업체도 아니고 공기업 수장들이 이런 식으로 결정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이 아니다. ‘카더라’ 식 소문이 횡행하다보면 실세에 줄 대기가 성행하게 되고 불만스러운 잡음이 중구난방 식으로 터져 나오는 걸 막을 재간이 없다.





근원적 처방은 하나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전에 검증할 수 있는 투명성을 더 높여야 하고 지역이나 학벌, 혈연에 구애받지 않고 인재를 뽑아 쓰는 탕평인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 같은 빈약한 인사시스템으론 곤란하다. 흔히 말하기를 ‘마땅히 쓸 사람이 없다’고 하는 것은 늘 자신의 인재풀 안에서만 인물을 찾으려 한 탓도 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인 까닭은 권력을 가진 자가 혼자 모든 일을 다 잘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예상치 못한 장애물들이 돌출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럽다. 그렇다고 인사 청문회의 본래 목적을 가볍게 봐선 안 된다. 인사 청문회는 합리적이고 순리적인 인사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과정 중 하나다. 인사의 검증 절차를 투명하게 거치는 건 공직 후보자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투명한 검증을 통과할 수 있는 공직후보를 인사권자는 지명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후보자 자신은 철저한 검증에 자신 있는 자들만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사청문회는 순기능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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