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도가니' 작가 공지영씨는 왜 거리로 나섰는가

소설 ‘도가니’는 지난 2009년 출간된 이래 큰 파장을 일으키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폭력 문제를 본격적으로 공론화시킨 공지영씨의 대표작이다. ‘도가니’는 2011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로 재조명되며 큰 사회적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그 후 일명 ‘도가니법’(‘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 국회통과를 이끌어내며 우리 사회에 다시금 경종을 울렸다.





‘도가니’의 작가 공지영씨가 거리로 나섰다. 수억원대 후원금을 가로챈 전주장애인시설장인 여성 목사 등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공 작가는 지난달 30일 전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후원금을 가로채고 아동학대 의혹까지 받고 있는 여성 목사 A씨와 전직 신부 B씨에 대한 검찰의 공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직 여성 목사와 전직 신부는 장애인들을 내세워 기부금을 가로채고, 여성 목사는 유명 정치인, 종교인,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봉침(벌침)을 놓아 이를 빌미로 돈을 뜯어냈다. 수명의 자녀를 입양했다는 여성 목사는 실제로 키우지도 않는 아이들을 성금 모금에 동원하고, 심지어는 입양 두 달 만에 파양까지 한 인면수심 행각을 벌였다. ‘여성 목사와 전직 신부’ 두 사람이 운영하는 장애인단체 안에서는 억눌린 장애인의 ‘성(性)’을 이용해 돈을 벌었다는 다수의 증언까지 나왔다. 게다가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두 사람을 불구속 기소해 결국 지금 이 순간까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충격적 사건이 왜 이제야 외부로 알려졌는지 대중은 궁금해 하고 있다. 많은 언론이 진실을 외면할 때 2012년부터 이 싸움을 시작했던 사람이 공지영 작가다. 소설 ‘도가니’로 큰 사회적 주목을 받을 때 그는 한편에서 또 다른 싸움을 벌이고 있던 셈이다. 공 작가는 한 신부의 공금횡령 및 성추문을 공론화했고, 그 대가로 지금까지 그 신부와 얽히고 있다. 신부는 2015년 면직됐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법(法)을 무기로 공 작가를 옭아맸다. 신부는 공 작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보수정권의 검찰은 그들에게 눈엣가시나 다름없던 공 작가를 압박했다. 정권이 바뀌고 공 작가도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그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장애인 인권 유린이나 학대 등과 관련된 이슈는 재탕 삼탕되며 끊임없이 확대재생산 되는 단골 메뉴 가운데 하나다. 오래전부터 장애인 차별금지와 인권보장이 수없이 강조돼 오고 있음에도 장애인들의 인권은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장애인복지시설의 경우만 해도 친인척들이 이사진에 대거 포진하고 곳곳 요직에 올라 있는 경우가 많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은폐가 가능한 구조다. 일부 경영자가 복지사업을 돈벌이로 생각해 재산처럼 대물림하는 관행이 이어지면서 입소자 인권문제가 ‘뒷전’으로 밀린다는 지적도 많이 나온다. 장애인복지시설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아 운영된다. 대다수 자치단체마다 장애인 차별금지 및 인권보장에 관한 조례 등을 만들어 놓고 있으나 허울뿐인 경우가 많다. 평소 사회복지시설 장애인에 대한 인권 보호 대책 및 실태조사가 보다 철저히 이뤄졌다면 상당수의 장애인 문제는 사전 예방할 수 있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