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내 공공기관과 출연기관에 대해 ‘채용 비리’를 캐기 위한 대대적인 특별점검이 시작됐다.
정부가 채용비리 근절을 위해 전국 149개 지방공기업과 675개 지방 출자·출연기관을 대상으로 ‘채용비리 특별점검’에 들어가면서 전북에서도 오는 12월 31일까지 2개월간 집중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전북도는 특별점검 대책본부를 꾸리고, 경찰도 공공기관 인사·채용 비리에 대한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전북도 ‘채용비리 특별점검’ 대상은 출자·출연기관 53곳과 공사·공단 3곳 등 총 56곳이다. 기간은 2013년 1월 이후 5년간 채용청탁·부당지시 등 채용업무 전반에 대한 사항이다. 경찰도 연말까지 지역 내 공공기관 인사·채용비리 특별단속에 나선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공공기관 등 1000여 곳의 과거 5년간 채용을 점검해 비리 연루자를 해임 등 중징계하고 인사청탁자 신분을 공개하기로 했다. 비리로 채용된 당사자는 원칙적으로 퇴출시키기로 했다. 한마디로 만시지탄이지만 늦게라도 그나마 다행이다. 누가 봐도 잘하는 일이다.
요즘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좌절한다. 이런 마당에 누군가 '빽'으로 취직한다면 경쟁자들이 느낄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모든 취업준비생이 선망하는 공기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문 대통령은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칙과 특권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채용비리는 공정성을 훼손한다. 공정성이 무너지면 사회 기초가 흔들린다. 엄벌은 당연하다.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감사원 감사나 국감 자료를 통해 공개된 강원랜드나 우리은행, 금융감독원 등의 채용비리는 빙산의 일각이다. 오죽하면 ‘현대판 음서제(蔭敍制)’라는 말이 나올까.
공공기관에 이처럼 채용비리가 판치는 것은 정관계 인사들이 공공기관을 정권의 전리품처럼 여기기 때문이다. 공기업 사장과 임원들도 보은인사, 전관예우에 따라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처지여서 힘 있는 자들의 청탁을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신의 직장’까지 사유화한 특권 계층이 끼리끼리 기득권을 누리겠다고 반칙을 자행하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병폐에 말로 적폐 중의 적폐라 할 수 있다.
관(官)의 입김에 두려움을 느끼는 민간기업에는 인사 청탁이 없었는지도 의심스럽다. 청년들의 공평한 기회를 빼앗고 공정 경쟁의 원칙을 무너뜨려 국가의 신뢰 기반을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채용비리가 우리 사회에 미친 악영향은 그 어떤 적폐보다 크다.
정부가 비리로 채용된 당사자를 퇴출시키겠다고 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대학이 부정 입학자의 합격을 취소할 수 있는 것처럼 공공기관에 부정 채용된 사람의 합격을 취소할 수 있는 인사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전북도 관계자는 채용비리 특별 점검과 관련해 “공공기관이 청탁의 고리, 이권의 카르텔 구조를 깨고 도덕성과 투명성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철저하게 점검할 것”이라고 했는데 말로만 그럴 듯 포장해서는 안 된다. 정부 방침을 마지못해 이행하는 식으로 구색만 맞추는 점검이라면 아니 한 만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