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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국민연금 이사장, 추락한 신뢰회복이 최우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국민연금공단 신임 이사장에 김성주 전 국회의원이 임명됐다. 국민연금공단 신임 이사장에 전주지역 국회의원 출신 김 전 의원이 임명되면서 전북이 제3 금융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전북인의 입장에서 본 단편적인 시각에 불과한 것이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자리가 어떤 자리인가.





국민연금 이사장은 2200만 국민 노후설계를 맡고 580조원 규모의 연기금을 운영하는 중책이다. 막대한 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 산하 기금운용본부는 세계 3대 연기금 운용사다. 2022년이 되면 1000조원 시대가 열린다. 580조원은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1117만원을 나눠줄 수 있을 정도로 큰 돈이다. 국민연금은 엄청난 규모의 운용자산 덕에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기관투자업계의 ‘큰손’으로 불린다. 본부 관계자들이 해외 유수의 운용사들을 만날라치면 거의 국빈급 대접을 받는 이유다.





국민의 노후자산 관리라는 엄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은 그동안 잇단 구설수에 오르며 엄청난 홍역을 치렀다. 공단 이사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됐고, 기금을 운용·총괄하며 ‘자본시장의 대통령’으로 군림하는 기금운용본부장은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공단의 1·2인자가 자리를 비우게 되는 초유의 리더십 공백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어느 기관보다 공공성을 중시해야할 국민연금으로서는 1, 2인자의 잇단 불명예 퇴진으로 도덕성에도 치명타를 입게 됐다.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찬성 파문은 기관 신뢰도를 바닥으로 떨어뜨린 사건이다. 가뜩이나 기금 고갈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기업의 사적 이익을 위해 국민의 노후 자금이 활용됐다는 논란은 국민들의 분노를 키웠다. 이런 조직에 어떻게 소중한 노후자금을 믿고 맡길 수 있겠느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여기에 장기간 이사장 부재 상황이 지속되면서 공단운영의 주요한 의사결정을 못하고 조직은 조직대로 흔들리면서 우왕좌왕하는 등 내부 혼선도 심각한 수준이다.





따라서 새 이사장이 최우선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이렇게 무너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조직안정을 꾀하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몇 개월 전 국민연금공단 노조도 성명을 내고 신임 이사장은 무엇보다 국민연금제도와 기금에 대한 전문적이고 균형 있는 식견을 보유하고 국민연금 신뢰회복에 기여할 수 있는 인사로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단 노조는 신임 김성주 이사장 부임에 대해 “국민연금 내부의 적폐를 뿌리 뽑을 적임자”라고 평가하며 환영의 뜻을 밝힌 점은 일단 그나마 다행이다. 김 이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국민연금이 ‘국민이 주인인 연금’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국민신뢰부터 회복할 것이다”고 했다. 김 이사장에 임명을 두고 ‘비전문·낙하산 인사’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는 사실을 가슴에 깊이 새기며 오욕으로 점철된 국민연금공단의 환골탈태한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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