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이 기상 악화를 틈타 한·중 어업협정 해상으로 몰래 조업을 시도하려던 중국어선에 대한 퇴거(退去)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군산해양경찰서는 “지난 7일 오후부터 서해 먼 바다에서 시작된 기상 악화를 틈타 30~40척의 중국어선이 한국측 해역으로 진입을 시도해 현지 경비함이 지속해서 퇴거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6일 쌍타망(쌍끌이 저인망) 조업 제한이 풀리면서 불법 조업 중국어선에 대한 해경의 단속이 강화되자 기상 악화나 새벽 야음을 틈타 선단을 이룬 중국어선이 한·중 어업협정 해상 내 중국과 한국 측 수역 경계선을 사이로 외줄 타기 어업을 하고 있다. 특히 기상 악화로 강풍을 동반한 3m 이상의 높은 파도가 치는 날에는 해경 고속정 운항이 어렵다는 점을 노리고 중국어선의 불법 진입이 활개를 치는 상황이다. 해경은 기상 악화가 예고되면 경비함 지원세력을 보강해 불법 조업하는 중국어선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제 임계 수위에 이른 것 같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은 우리의 전 해역에서 이뤄지면서 국내 어장이 황폐화되고 있다. 중국 어선의 조폭식 조업은 한계를 넘어 밤낮없이 떼로 몰려와 치어까지 싹쓸이한다. 게다가 불법 조업을 단속하는 우리나라 해경에 맞서 중국 어선들이 폭력으로 대항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지난 2001년 한·중 어업 협정 체결 이후 해경 대원이 중국 선원에 집단 폭행당하는 일이 매년 벌어지고 있다.
중국 어선들이 불법 조업을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중국의 연근해 어장에 잡을 물고기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동북부 지역 해안은 극심한 오염과 저인망 어업으로 물고기의 씨가 말랐다. 반면 우리나라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은 어족이 풍부한 황금어장이다.
또 다른 이유는 경제성장으로 중국 국민들의 수산물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우리나라와 중국 간 해양경계선이 없기 때문이다. 양국이 그동안 EEZ 확정 문제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왔다. 중국은 서해 3분의 2까지 자국의 EEZ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양국은 분쟁을 막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2001년 유엔해양법 협약의 관련국 잠정약정 규정에 따라 어업협정을 발효시켰다. 이 협정에 따라 양국은 서로의 EEZ를 설정하고, EEZ가 겹치는 바다를 잠정조치수역으로 규정해 양국이 공동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어선들은 이 협정을 사실상 무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자국 어선이 우리 측 경제 수역에서 불법 조업하는 것을 모른 체 해오고 있다.
중국 어선의 ‘싹쓸이 조업’에도 정부 대응은 여전히 소걸음이다. 불법 조업을 일삼는 중국 어선 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정도다. 피해 통계도 들쭉날쭉이다. 해양 주권이 짓밟히는데도 중국 정부에 변변한 항의조차 하지 않는다. 러시아는 불법조업 어선이 정선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발포한다. 해양주권을 지키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말 뿐이 아닌 행동으로 강력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