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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군산공장, '위기를 기회로 삼자'

일찍이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킨지는 한국 경제를 ‘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했다. 뜨거워지는 물속에서 고통을 못 느끼고 죽어가는 개구리라니, 한국 자동차산업이 딱 그 모양이다. 한국 제조업을 이끌어온 자동차산업이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위기에 휘청거리고 있다. 높은 인건비, 낮은 생산성에 신기술 부재로 수출, 내수, 생산의 트리플 위기에 몰린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최근에는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판매부진에 한·미 FTA 재협상, 한국GM의 철수설에 기아차의 통상임금 소송 패소까지 맞물렸다.





꾸준히 나돌고 있는 한국GM의 철수설도 자동차산업에 큰 위험요소다. 한국GM은 한국에서 철수할 생각이 없다고 거듭 밝혔지만 GM 본사 측은 3년간 2조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한 이 회사의 구조조정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을 것 같다. GM은 2002년 대우차를 인수하면서 15년간 경영권을 유지하기로 했다.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보유 지분 매각 거부권이 지난 달 사라지면서 언제라도 지분을 팔거나 공장을 닫고 한국을 떠날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 GM본사 측은 2013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세계에 흩어져 있는 각 지역 공장에 대한 경영진단을 실시하고 구조조정을 실시중이다. 한국GM은 아프리카, 호주, 다른 아시아 국가와 함께 핵심사업 역량이 저조한 지사로 분류됐다. 올 들어서는 아시아 국가들을 총괄하는 싱가포르 소재 GM인터내셔널을 해체하고 관할 국가의 GM지사들을 모두 본사 직속으로 편입시켰다. 언제든지 쉽게 철수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GM은 국내에 부평 군산 창원 보령 등 4개 공장에서 연산 9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고 협력업체를 포함해 종사자가 30만명에 이른다. 한국GM이 문을 닫고 철수할 경우 이들이 모두 실업자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있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입은 군산 시민들은 한국GM 군산공장 철수설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면서도 최악의 사태가 현실화되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한국GM은 ‘사실무근’을 주장하며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외 판매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생산물량마저 대폭 감소해 철수설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한국GM 군산공장 경영정상화를 위해 지역사회가 차량 사주기와 상생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군산시, 군산상공회의소, 기관·단체 관계자와 시민 등 3천여명은 지난 15일 ‘내 고장 생산품 판매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한국GM군산공장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동차 사주기, 지역사회 기여 및 공익사업 홍보, 지속적인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민·관 협력 등을 다짐하고 시내를 행진하며 한국GM 차량구매를 호소했다. 군산시청 인근에 걸린 ‘군산은 쉐보레의 도시 입니다’라는 현수막에는 지역 소상공인의 간절한 열망이 담겨 있다.





1만여 명의 일자리와 수만 명의 인구 유출이 우려되는 시점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응원 메시지가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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