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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힘'인 시대, '독서'가 답이다

전주시가 시민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독서대전을 해마다 열기로 했다고 한다. 전주시는 지난 9월 1일부터 3일까지 전국 최대 규모의 책과 독서문화 축제인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열었다. 올해는 연인원 25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하고 1만 3천권의 도서판매 실적을 달성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방에서 개최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출판관련 기관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시의 전폭적인 협력과 지원을 통해 80개 출판사가 참여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전주시는 시민들이 독서와 더욱 친숙해질 수 있도록 내년부터 자체적으로 독서대전 행사를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요즘 같은 ‘독서 가뭄’ 시대에 대단히 반가운 소식이자 매우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라 할 만하다.





책 읽기는 농사를 짓는 것과 같다. 미래의 결실을 위해 깊숙이 씨를 뿌리고 묵묵히 가꾸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지식 농사는 깊이는 얕아지고 토양은 천박해지고 있다. 중학교 올라가는 순간 더 이상 입시와 무관한 책은 읽을 수 없다고 한다. 심지어 책을 읽으면 손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하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대학 들어가서는 좀 어려운 책은 읽지를 못한다. 읽어도 취업 관련 서적이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교양의 암흑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 읽으면 상금을 주는 행사까지 개최해야 할 정도이다. 실제로 수도권 한 대학은 책 10권을 선정해 본문에 대한 문제를 많이 맞히는 학생에게 최고 200만원 상금을 지급하는 ‘독서골든벨’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오죽하면 대학교라는 데서 중고생 ‘도전골든벨’을 흉내 내겠는가.





실용지식도 결국 기초지식에 근거하는 것인데, 책 읽기가 고갈되면 실용적인 지식조차 존립이 위태롭다. 출판시장과 독서문화는 그 사회의 지적 인프라다. 출판 산업이 무너지고 ‘책 읽는 문화’가 사라지는 것은 곧 그 사회의 정신적 황폐화를 의미한다. 출판 불황은 경제 불황에 기인하는 바도 없지는 않다. 출판 불황의 원인으로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책 읽을 여유가 어디 있느냐’는 이유가 첫 번째로 꼽힌다. 하기야 경제가 어려워지면 문화적 소비를 줄이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경제 불황도 결국 정신적 활력 없이는 헤쳐 나가기 어렵다.





문화가 힘, 문화가 경쟁력이라고 떠들지만 정작 그 근간인 출판·독서문화, 인문학 등은 빈사상태에 처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태로는 우리의 미래라는 ‘지식경제’ 사회로 나아갈 수 없다. 어려울 때일수록 독서만한 투자가 없다. 첨단 미디어매체가 속속 등장함에 따라 영상물이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지만, 한 사회가 개발 축적한 지식과 감성의 전달수단으로 책만큼 유효하고도 간편한 것은 아직 없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책 읽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정부나 관련업계, 사회단체들이 앞장선다고 될 일이 아니다. 국민 하나하나, 나아가서는 가정이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길밖에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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