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며칠 새 전북지역 교육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무상급식’ 문제였던 것 같다. 전북도가 내년 새 학기부터 전북지역 전 고등학교의 무상급식 추진을 발표했다. 이로써 2011년 초등학교, 2012년 중학교에 무상급식지원을 도입한 이래 7년 만에 도내 632개 학교 전 학생(21만명)이 무상급식 지원의 혜택을 받게 된다. 전북도의 이 같은 방침에 도시권 학부모들은 물론 교육, 정치권 관계자들이 교육 복지의 실현이라며 일제히 환호하고 나섰다.
전국적으로는 이번 전북도를 비롯해 강원도와 세종시 등 모두 3개 시·도가 2018년도 무상급식 전면 확대를 선언한 상태다. 그동안 고교 무상급식 혜택이 없었던 전주시를 비롯한 도내 5개 시 지역에서는 도내 전 고교의 100% 무상급식 실시를 주장해 왔다. 전주시 고등학생 무상급식비율은 26.3%에 그치고 있으며, 군산 29.9%, 익산 39.8%, 남원 45.7%, 김제 64.6%에 그쳤기 때문이다. 학생 수로 보면 총 3만4천606명이 무상급식에서 제외되면서 시민단체와 도의회 내에서 전면 확대 요구가 계속돼 왔다. 국제인권 규범 중 하나인 사회권규약 13조에는 ‘초등교육은 무상으로 실시해야 하며, 중등·고등교육까지 점진적으로 무상교육을 도입해 교육받기를 원하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대적 흐름으로 볼 때 무상급식은 더 이상 호혜적 대상이 아니다. 사회복지 측면에서, 나아가 헌법이 보장하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큰 이견이 없을 듯하다. 그러나 각 자치단체들마다 보편적 교육복지 실현을 위한 고교 무상급식 확대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사회복지비 급증 등 재정여건을 고려해 난색을 보여 왔다. 해가 여러 번 바뀌어도 무상급식에 대한 논란이 여전했던 이유도 재정형편 때문이다. 무상급식과 같은 보편적 복지로 인해 예산 낭비가 심해지고 저소득층에게 돌아갈 복지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는 보수적 입장과, 무상급식은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권의 일부라고 주장하는 진보적 입장이 지금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왕 전북도가 내년에 고교까지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기로 목표로 정했으니 이제는 지자체와 교육청이 주요 내용을 합리적으로 조율해야 할 일이 선결 과제다. 많은 예산책정이 달린 문제인 만큼 교육청과 각 자치단체는 할 말이 많을 게 틀림없다. 단 한 푼이 아쉬운 마당에 갑자기 많은 예산을 책정하기가 그리 쉽진 않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지자체의 살림 규모에 어울리는 부담감 분할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런 제도 시행이 정치적 도구로 이용돼선 안 된다. 마치 제도 시행을 주창한 것이 가슴에 훈장이라도 단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활동을 정치적 용도에 이용할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자체장들이 ‘무상 급식 시리즈’를 발표한 시점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많다. 당장 내년에 치러질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상급식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표심에 영합하려는 공약에 진보와 보수, 여당과 야당이 따로 없다는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선심성 공약은 지방재정을 좀먹는다는 사실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