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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례행사인 AI, 초등 방역에 성패 달렸다

AI(조류인플루엔자) 종식 선언 반년이 채 안 돼 고병원성 AI가 다시 발생했다. 며칠 전 포항 강진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AI가 급습했다. 고창 오리농장과 전남 순천 야생조류 분변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 H5N6형으로 확진 판정됐다.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H5N6형은 닭에게 감염될 경우 폐사율이 100%인 치명적 바이러스다. 사람도 감염되면 60%에 가까운 사망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인체감염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중국에서 17명이 H5N6형 바이러스에 감염돼 10명이 사망했다. 아직까지는 중국을 제외한 타 국가에서는 인체감염이나 사망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으나 안심할 수 없다. 농림축산식품부는 AI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전염성이 강해 큰 피해를 초래하는 고병원성 AI는 2014년 이후 연례행사처럼 매년 발생하고 있다. 지난 겨울에는 11월 중순 처음 발생한 후 올해 4월 초까지 4개월여 동안 전국 50개 시·군으로 확산되는 바람에 사상 최대의 피해가 발생했다. 900여 농가에서 닭과 오리 등 가금류 3787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경제적 손실도 1조원에 달할 만큼 막심했다. 특히 산란계에 AI 피해가 집중되면서 계란 값이 두 배 가까이 폭등하기도 했다.





연례행사처럼 찾아오는 AI라지만 확산 차단 노력 여하에 따라 결과는 확연히 다른 만큼 고병원성 AI 피해가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철저한 차단하는 것이 급선무다. AI 방역에서 초동대처의 중요성은 여러 차례 확인됐다. 2003년 처음 AI가 발생해 2014년부터 계속 반복됐지만 피해 최소화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정부와 지자체의 신속한 대응과 함께 사육농민도 AI가 의심되면 머뭇거리지 말고 즉시 신고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지난해에는 정부와 지자체, 농가 등이 서로 엇박자를 내다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방역당국이 전국 확산 방지에 나선 가운데 AI 사태가 왜 매년 반복되는지, 근본적인 대처방안은 없는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초동 대처를 강조하지만 고병원성 AI는 이미 확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앞서 고창군에서 확진 판정된 고병원성 AI가 축산 대기업과 계약한 농가에서 발견되면서 방역을 강화하겠다던 정부 대책이 공염불에 머물 수도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AI를 최전방에서 막아야 할 가축방역관도 제대로 충원하지 못하는 등 정부 대책 곳곳에서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AI는 철새 이동에 의한 감염이 원인으로 밝혀졌지만 일단 유행하면 대규모의 가금류가 살처분돼야 하는 등 축사농과 음식점 등 민생 피해가 적지 않다. 농가 전담 공무원을 활용해 예찰 활동을 벌이는 것은 물론 광역 방제기와 소독차량을 동원해 소독 활동에 나서고 있지만 현 방역체계로는 인력과 장비 면에서 한계가 적지 않다. 고병원성 AI는 전파 속도가 워낙 빨라 자치단체 차원에서 소독 등 방역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다. 이번만큼은 농축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국민 건강을 위해 완벽한 방역 능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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