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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땜질식 처방 더 이상 안 통한다

한국은행이 오는 3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은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사상 최저인 현재 연 1.25%에서 0.25%포인트 인상이 유력하다. 이번에 기준금리가 오르면 2011년 6월 이후 6년 5개월 만에 처음 인상하는 것이다.





금리인상에 따른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가계부채다.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 3분기 가계신용 규모는 모두 1천419조1천억원이다. 전체 가구(1천952만 가구)로 따지면 가구당 평균 7천269만원씩 은행 빚을 안고 있는 셈이다.





가구당 부채를 처음 조사한 2012년 5천450만원이던 것이 2014년 5천802만원, 2015년 6천328만원, 지난해 6천962만원으로 빠르게 증가하면서 경고음이 켜진 지 오래다. 올 들어 정부가 ‘6·19 대책’, ‘8·2 대책’, ‘10·24 대책’ 등 부동산 대출규제 대책을 잇달아 내놨지만 부채 증가세는 꺾이지 않고 계속 늘어왔다. 지난 박근혜 정부가 경기를 띄우기 위해 대출 규제를 풀면서 최근 2년간 가계부채는 이전까지의 두 배인 연평균 129조원씩 늘었다. ‘빚내서 집 사라’고 정부가 부추긴 꼴이다. 본격적인 금리상승기에 접어들면서 가계부채 폭발 시점이 더 빨라졌다고 할 수 있다.





과거 정부 시절부터 여러 차례 가계부채대책이 나왔지만 효과가 없었다. 한쪽을 조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는 식의 풍선효과에 그쳤다. 땜질 정책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도 진즉부터 가계부채를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판단하고 대출 옥죄기에 나섰다. 은행권의 신용대출은 물론 주택담보대출 관리를 강화하면서 더 이상 가계 빚이 불어나지 않도록 압박 중이다. 그럼에도 그 효과가 미미한 것은 이미 경제구조가 빚으로 돌아가는 가구가 많다는 점이다.





금리 인상이 우리 경제에 미칠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금리가 0.25%포인트만 올라도 가계부채는 2조 8000억 원대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저소득층이 특히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극심한 양극화와 소비 위축, 경기침체 등 걱정스러운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경제가 성장하면 가계부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득보다 더 빨리 늘어나는 가계부채는 언젠가 터질 거품이 된다. 2008년 금융위기를 초래한 근본원인도 가계부채의 비정상적인 증가였다.





금리상승기에 가장 타격을 받는 사람들은 저소득·저신용 취약계층이다. 이들에 대한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상환불능 가구의 소액연체 채권을 탕감해주기로 한 조치 등은 성실히 빚을 갚아온 채무자들과의 형평성을 해치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어 일견 걱정스럽다. 가계부채 문제는 금융·부동산·소득 등이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어 단편적 접근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종합적인 처방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가계부채 후유증을 최소화하는데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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