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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 개헌은 시대적 흐름이다

더불어민주당 단체장으로 구성된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위원장 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달 29일 전주에서 순회간담회를 가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간담회에서 도내 단체장들은 내년 개헌안에 지방분권 내용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일부 야당의 반대로 인해 분권개헌 의지가 꺾여서는 안 되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안 되더라도 지방분권 개헌을 위해 끝까지 힘을 모아 노력하자는데 의견을 함께했다. 주요 논의된 내용은 지방자치의 확대 범위와 지방세조례주의 도입, 중앙-지방간 사무배분의 보충성의 원칙 규정 여부, 지방자치단체의 종류 등 개헌 관련 이슈가 주를 이뤘다.





전국적으로 지방분권 개헌에 관한 논의가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지 22년이 됐지만 여전히 우린 지방분권 국가와는 거리가 멀다. 지방세와 지방 사무의 비중은 2할에 불과하다. 지자체는 중앙정부에 예속된 변방이며, 자치입법·자치조직·자주재정에선 손발이 묶여 있다. 되레 수도권에 사람과 돈이 몰려들어 불균형이 심화됐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재원의 60%가 집중된 수도권이 블랙홀이 되고 있다. 지방은 상대적으로 더욱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방분권 개헌은 말 그대로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력을 지방에 나누는 것이다. 중앙이 일방적으로 행사하는 권력을 지방이 나눠 갖게 되면 자방정부들은 중앙의 일괄 통제에서 벗어나 지방정부끼리 경쟁할 수 있게 된다. 지역 주민과 지방정부가 지역 발전의 주역이 돼 발전 전략을 짤 수 있게 된다.





중앙집권 형태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율능력이 떨어지거나 개발도상국들의 경우처럼 국력을 한 곳에 집중할 필요가 있을 때는 효율적이다. 우리도 지난 1960년대 정부가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펴면서 자원과 인력의 적절한 배분과 효용을 위해 이런 방식을 택했고 상당한 효과를 거둔 적이 있다. 또 지자체에 많은 재정권을 위임하면 지방재정이 낭비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조절하기 위해 그런 하향식 행정제도가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계제가 아니다. 지방정부의 능력과 주민들의 의식이 중앙정부를 앞서 가고 있다. 또 현실적으로 지자체의 요구사항이 워낙 다양해 정부가 이를 모두 만족하게 처리할 수 없다. 그럼에도 중앙부처는 이전의 군림하던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지방 주민들의 편익이나 의견을 무시한 채 중앙부처가 곳곳에서 ‘마이 웨이’식 행정을 펼치기 예사다.





문제는 지자체 운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예산 확대에 따른 지방행정의 건전화, 권한이양에 따른 지자체의 능률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세금을 축내면서 연명하는 비효율적인 기관을 정리하지 않거나 단체장들이 무턱대고 예산을 끌어 쓰다가 파산하는 행정에 대해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 지방분권 확대가 지역균형발전을 가져온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능력 없는 지자체는 더욱 열악한 상태에 내몰리고 주민 수는 줄게 된다. 권한 확대만 챙긴 뒤 뒷감당을 못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대책을 면밀하게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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