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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의 씨앗 정치공작 엄벌로 단죄해야 한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가정보원에 진보교육감 불법사찰을 요구한 정황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김 교육감은 우 전 수석의 지시에 따라 국가정보원이 불법 사찰한 대상이자 피해자로 알려졌다.





김 교육감은 이같은 정황에 대한 참고인 진술을 위해 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에 앞서 취재진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박근혜 정권 동안 검찰 고발만 17차례 당했다. 그중에 8번은 교육부 장관, 1번은 감사원장이었다. 정부에 비판적인 교육감을 뒷조사하라는 지시가 한 차례였겠느냐. 빙산의 일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우 전 수석 사찰 지시 이후인 지난해 6월에는 도의회에 출석했다가 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일도 있었다”라고 사례를 들기도 했다.





김 교육감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기에 앞서 열린 전북교육청 간부회의에서 불법 사찰 의혹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김 교육감은 “이 사건의 핵심은 내용과 방법이야 어떻든 불법 사찰을 통해 정권 비판 교육감들을 제거하는 것이었다”며 “사찰에는 우병우, 국정원, 시도교육청 내부 조직뿐만 아니라 검찰, 감사원의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3월 국정원에 진보성향 교육감의 개인 비위 의혹을 파악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부 시책에 비판적인 교육감을 상대로 실질적으로 견제가 가능한 내용을 정교하게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하고, 국정원은 전교조 출신 교사의 교육청 발탁, 친교육감 인사의 내부 승진 등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교육감은 앞서 지난달 국가정보원을 상대로 불법사찰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캠페인에 각계 인사들과 함께 참여한며 출범식을 가진 바도 있다. 그는 “국정원은 몇 번의 개명을 거쳤지만 이름만 바뀌었을 뿐 이 기관이 저지른 반 헌법적 행위, 인권유린 행위, 그리고 민주주의 훼손은 숫자를 셀 수 없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역시 지난달에는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지지단체가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에 국정원의 불법사찰 등에 대한 조사를 신청하기도 했다. 이들은 곽 전 교육감을 포함해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진보 교육감들에 대한 국정원의 불법 사찰 및 심리전 기타 불법정치활동 전반에 대해 조사해 줄 것을 국정원 개혁위에 요청했다.





어디 이 뿐이겠는가. 그간 보도된 것만 종합해 보아도 우리나라는 거의 전 분야에 걸쳐 가히 ‘불법사찰 공화국’이란 말을 실감케 한다. 김 교육감 말마따나 그간 드러난 내용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이명박 정부가 자행한 공작정치의 증거도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그 규모와 내용이 상상을 초월한다. 이들은 불신이라는 씨앗을 사회 곳곳에 뿌렸다.





검찰은 좌고우면할 것 없다. 민주주의와 헌법을 우롱한 과거 정권들의 공작정치 진상을 규명하고 엄벌해야 한다. 훼손된 민주주의와 헌법의 기본 가치를 바로 세우려면 권력과 정보기관의 정치공작을 단죄하지 않고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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