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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대 폐교 조치가 남긴 교훈

설립자 비리 등으로 부실해진 서남대학교가 결국 폐교된다. 사학비리 척결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퇴출대학이다. 교육부는 남원과 충남 아산에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는 서남대에 내년 2월28일자로 학교폐쇄 명령을 내렸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2018학년도 신입생 모집도 정지했다.





서남대는 설립자 이홍하씨의 교비 횡령으로 경영난을 겪어왔다. 2015년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는 최하위(E) 등급을 받았다. 강도 높은 컨설팅을 실시했지만 학생 충원률이 30%에 그치는 등 정상적인 대학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제3의 재정기여자를 영입해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이마저 실패하면서 폐쇄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





서남대는 3차례에 걸친 시정요구와 학교폐쇄 계고 처분에도 설립자의 교비횡령액 333억원과 체불임금을 포함한 미지급금 173억8000만원 등 교육부 감사 지적사항 중 17건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폐교에 반발하는 서남대의 교직원들은 지난 11일 일괄 사표를 내고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뭐니뭐니해도 폐교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오갈 곳 없는 학생들이다.





수많은 적폐 가운데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될 부분이 ‘교육 적폐’다. 교육적폐 중의 적폐는 ‘사학적폐’. 우리나라 대학 85%를 차지하는 사립대학의 비리를 해결해야 교육개혁 가능하다.





문재인 정부도 적폐청산의 과제 중 하나로 사학비리를 꼽았다. 교육부가 이번에 서남대의 청산작업에 들어간 것은 ‘사학비리 척결’을 강조한 정부의 공약과도 맞물려 있다. 구조개혁 과정에서 각 대학의 자율성은 강조하되, 부실로 운영이 어려운 ‘한계 대학’들은 퇴출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학재단의 비리는 썩을 대로 썩어서 일부분을 도려내도 부패의 뿌리가 거대한 빙산처럼 버티고 있어 별다른 뾰족한 대책이 없다. 대부분의 사학비리는 소유권을 가진 설립자나 총장, 이사장에 의해 저질러진다. 이 씨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학교와 학생들이 낸 등록금으로 조성된 교비를 자신의 쌈짓돈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비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창의적 융복합형 인재를 키워내야 하는 책무가 대학에 있다. 하지만 국내 대학들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저출산 영향으로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다.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데도 재정 지원에 연명해 나랏돈만 빼먹는 부실 사학들이 부지기수다. 2023년 고교 졸업생 수는 40만명으로 급감해 대학 정원(56만명)에 16만명이나 모자란다. 학령인구 감소 속도를 고려하면 대학 구조조정 속도를 더 빠르고 과감하게 해야 한다.





그동안 정치인과 교육부의 무책임한 대학설립 인·허가로 무늬만 대학인 부실대학이 양산됐다. 대학 구조개혁은 이미 다가온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한 뼈와 살을 깎는 일련의 과정 중 하나라는 것을 우리는 냉엄하게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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