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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가 증가하는 사회는 행복하지 않다

이달 초 한 유명 여배우가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홀로 거주하던 중 사망하고 2주 뒤 동생에게 발견된 소식이 크게 보도돼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고, 새삼 ‘고독사(孤獨死)’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촉발시킨 적이 있었다.





고독사라는 말은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선 단어가 아니다. 사회와 단절된 채 홀로 쓸쓸히 지내다 삶을 마감하는 외로운 죽음은 이제 예사가 됐다. 무연사·고립사 등 모든 ‘외로운 죽음’을 포괄하는 의미로서의 고독사는 사회안전망과 공동체의 건강성을 경고하는 신호이다.





전주시가 ‘고독사’에 따른 유품정리사 양성 교육에 적극 나서기로 하고 의회로부터 관련 예산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고독사 유품정리 양성 교육사업’은 홀몸(독거)노인 등이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이에 대한 사후처리 인식과 준비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회적 인식도 반영됐다. 시는 이 사업에 대한 의회의 결정이 내려지면 내년에 30여 명의 유품정리사를 양성하기 위해 복지, 장례, 법률 등의 교육 과정을 거쳐 현장정리 등의 실습을 진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고독사는 더 이상 노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취업난, 생활고에 시달리는 젊은층의 고독사도 늘고 있다. 노인 이외에 실업자가 되거나 병에 걸리면 사회적으로 고립돼 고독사와 맞닥뜨릴 위험이 크다.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음에도 이웃의 죽음을 알지 못해 무작정 방치되는 사례가 허다하니 이보다 더한 사회적 질병이 어디 있겠는가. 물리적인 이웃은 있지만 심리적인 이웃은 찾아보기 힘든 ‘냉담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런 만큼 고독사 문제는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고독사 저변에는 빈곤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만큼 저소득층 1인 가구를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에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이웃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역사회 공동체 복원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도 면밀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웃과 단절된 사회, 고독사가 늘어나는 사회, 그것이 방치되는 사회는 결코 행복사회라고 말할 수 없다.





가장 먼저 실태 파악부터 해야 한다. 혼자 살면서 질병에 시달리고 있거나 이혼 실직 등을 겪은 고독사 고위험군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 찾아가는 사람만 받을 수 있는 복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먼저 찾아내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창구를 알리며 그들을 사회로 끌어내는, 보다 적극적인 복지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 고독사 예방은 또한 지자체와 같은 공공기관에만 맡겨 둘 일은 아니다. 취약한 이웃에 대해 모두가 관심을 갖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 홀로 살다 쓸쓸히 죽어 가는 이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정부가 아무리 복지예산을 늘린다고 해도 사회 구석구석에 드리운 그늘을 모두 밝힐 수는 없는 일이다. 구멍 난 복지 그물망을 메우는 것은 이웃의 따뜻한 손길이다. 이 땅에 절망하는 이웃이 없도록 우리 모두가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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