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임대주택 임대료 인상 문제를 놓고 각 지자체와 건설사들 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자체(임차인)는 민간임대사업자가 법적 임대료 인상 상한인 연 5%로 임대료를 인상시켜 임차인들의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건설사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전주시와 부영의 지루한 줄다리기도 그 연장선에 있다.
전주시가 부영 하가지구 임대아파트의 과도한 임대료 인상과 관련,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 후속 조치로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박선이 덕진구청장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임대료 인상률 5%는 임차인 보호를 위한 상한선이지 법에서 명시한 주거비 물가지수와 인근지역의 전세가격 변동률 고려 없이 무조건 임대료를 5% 인상하는 것은 적정하지 않다”며 “검찰이 부영주택 고발 건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내린 데 대해 항고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부영주택의 과도한 임대료 인상 등으로 비슷한 고통을 겪는 제주시와 화성시 등 다른 지자체와 연대해 부영의 과도한 임대료 인상을 저지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앞서 전주시는 부영주택이 법에서 규정한 주거비 물가지수와 인근 지역 전세금 변동률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임대료 최고 상한액인 5% 인상을 강행한 것은 임대주택법 위반이라며 지난 6월 부영주택을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부영주택이 소재한 전국 22개 지자체와 ‘임대주택 과도한 임대료 인상에 공동 대응을 위한 전국 시·군·구 연대 회의’를 개최하고 임대 아파트 임차인 권리 보호 강화를 위한 법 개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국토교통부와 산하 기관 국정감사에서도 부영그룹의 과도한 임대료 인상률이 도마에 올랐었다. 당시 국감 자료에 따르면 부영과 계열사 동광주택의 최근 5년간 연평균 4.2%를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영계열사를 제외하고 다른 사업자의 연평균 인상률은 1.76%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민간기업의 임대료 논란이 지속되는 이유는 법의 강제성이 없고 사후신고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행 민간임대주택법 제44조에 따라 민간 임대주택은 연 5% 범위에서 주거비 물가 지수와 인근지역 임대료 변동률 등을 감안해 정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해석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공공임대주택사업은 서민 주거 안정화와 복지 등을 위해 시행되는 건설사업이다. 입주자에 대한 임대료를 시중보다 싸게 책정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런데 민간 공급자가 임대료를 과다하게 올리거나 임대차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는 등의 행위는 온당하지 않다. 사업 취지에 맞지 않는 데다 경제적 약자인 서민의 가계 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다.
공적 임대의 공급을 위한 민간건설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임대료 인상기준이 법적으로 보다 명확하고 객관적일 때 임차인의 주거안정이 보장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