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7개 광역의회 가운데 꼴찌에서 두 번째, 전국 기초의회 가운데 꼴찌 ’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개한 전국 광역·기초의회 청렴도 측정결과에서 드러난 전주시의회와 전북도의회 성적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1일 전국 17개 광역의회, 30개 기초의회, 36개 국·공립대학의 2017년도 청렴도 측정결과를 공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전북도의회는 10점 만점에 5.58점(4등급)을 받아 전국 17개 광역의회 가운데 꼴찌에서 두 번째를 기록했다.
전북도의회보다 청렴도 점수(5.58점)가 낮은 곳은 서울시의회(5.41점)가 유일하다. 전주시의회는 전국 30개 기초의회 가운데 꼴찌였다. 점수는 5.34점으로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전국 평균(6.10점)에 한참 못 미쳤다. 참으로 낯부끄러운 성적표다.
도내 지방의회에서 벌어진 부패사건들이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최진호·정진세 전북도의원과 고미희·송정훈 전주시의원 등 4명은 일명 ‘재량사업비’로 추진되는 공사를 특정업체들에 몰아주고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때문에 전북도의회 등은 청렴도 조사에서 0.26점(부패사건 감점)이 깎였다. 이밖에도 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지방의원의 부당한 업무처리 요구, 의정활동과정에 반영되는 지연·학연, 지방의원 출장에 대한 주민들의 부정적인 인식 등이 이번 청렴도 조사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전국 광역의회 가운데 청렴도가 가장 높은 의회는 6.76점(1등급)을 받은 경상남도의회, 기초의회 가운데는 6.71점(1등급)을 받은 창원시의회였다. 종합청렴도가 10점 만점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비록 1등급이라 해도 6점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주민 눈높이와 상당한 괴리감이 있다는 반증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이러한 뉴스는 현직 지방의원들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지방의회 의원들의 부정청탁 및 연고주의 관행이 청렴도 향상에 심각한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지도 벌써 20년을 훌쩍 넘었고 지방의회가 지자체의 집행부를 견제하며 지역 발전의 두 축으로 자리 잡은 역사 또한 그렇다. 그럼에도 청렴도가 겨우 이런 수준에 머무는 현실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지방의회에서 여전히 자행되는 여러 구태로 인한 결과다. 지방의회에 의한 부당한 업무 처리 요구와 특혜를 위한 압력 행사나 개입, 공적 정보의 사적인 이용과 악용, 인사 청탁, 금품이나 향응을 바라는 낡은 비리와 부조리 탓이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응답자들이 부패에 더욱 민감하게 응답해서 청렴지수가 더 낮아졌다는 분석도 있지만 우리의 청렴도가 세계 꼴지 수준이란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이 경제 선진국이면서도 개도국의 부패 수준에 머물러 있는 유일한 국가라는 혹평을 듣는 이유다. 지방정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국가 부패인식지수 하락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렴한 의회야말로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할 무기이고 부패 없는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다. 깨끗하지 못한 부패 의회라는 오명을 벗는 것은 모든 의원의 몫이자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