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새해 벽두부터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통합 찬반을 묻는 국민의당 당원 투표 결과 찬성률이 74.6%에 달했다. 통합을 주도해 온 안철수 대표는 재신임을 받았다. 양당이 통합하면 ‘시너지’ 지지율이 나온다는 여론조사도 잇따라 나왔다. 당장 국민의당 지도부는 1월 초순 통합 추진 협의체를 출범시키고, 2월까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마무리할 태세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적대적 공생’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 적지 않은 표를 던져줬다. 제20대 총선의 민의는 3당 체제였다. 보수우파 새누리당과 진보좌파 더불어민주당 사이의 극한 정쟁에 신물을 느낀 국민이 신생 국민의당에 ‘완충’ 역할을 준 것이다. 바른정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새누리당을 뛰쳐나온 정치인들이 지난해 초에 만든 대안 보수 정당이다. 두 정당이 통합한다면, 3당 체제를 선택한 국민의 뜻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그리고 거대 양당에 맞설 중도세력의 강화라는 점에서 긍정적 의미가 있다. 한편으로는 지역이 기반이 되는 기형적 양당 구조를 가치와 정책을 축으로 하는 다당제로 바꾸자는 것은 한국 정치의 오랜 숙제이기도 하다.
지금도 집권 민주당은 편 가르기 정치, 제1 야당 한국당은 반개혁적 행태로 일관하고 있어 통합정당이 추구하는 다당·중도 정치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다. 세상에 나오지도 않은 통합정당 지지율이 한국당을 앞서 2위에 오르는 게 이를 입증한다.
하지만 민심은 냉담하고 현실의 벽은 높다. 통합 반대파는 23%의 투표율로는 투표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통합을 최종 추인할 전당대회 개최도 결사반대 하고 있다.
정당의 통합은 명분과 노선이 분명해야 성공한다. 두 당은 그동안 통합 논의만 해왔을 뿐 국민에게 왜 통합하는지를 설명하지 않았다. 그래서 호남 민심을 잃은 안철수 대표와, 원내교섭단체도 유지하지 못한 유승민 대표의 고육책으로 비친다.
햇볕정책 등에선 노선도 갈린다. 예를 들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신년사에 대해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을 무력화하고 핵무기를 완성하기 위한 시간 끌기용 제스처”라고 비판했다. 반면 통합 파트너인 국민의당은 “경색되었던 남북관계의 터닝포인트가 되길 바란다”고 환영했다. 가장 중요한 쟁점에 대해 정반대 입장을 보이는 두 당이 한솥밥을 먹겠다고 하는 모순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앞서 언급했듯, 지난 총선의 민의는 다당제였다. 유권자들이 정당 간 협의와 협치를 요구한 것이고 지역대결 구도의 완화를 촉구한 의미가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 논의는 이 같은 민심을 받들어 정치 발전을 이루려는 것이어야 한다. 중도 정당이 제 역할을 한다면 정치가 양극단으로 흐르지 못하도록 완충 작용을 한다는 점에서 한국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노선이 다른 양당 간 통합이 단순히 제3당의 세력 불리기에 그쳐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