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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 개헌은 시대적 소명이다

지방분권을 신장하는 가장 강고한 방법은 ‘지방분권 개헌’이다. 지방분권을 통한 국가균형발전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최고의 국가발전 전략이라는 데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1987년 체제를 뛰어넘는 고도의 민주주의 실현은 물론이고 모든 국민이 고루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방분권 개헌이 필요하다는 게 시대정신이 됐다. 오는 6월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통해 분권 개헌을 끌어내자는 시간표가 나왔지만 진행 속도는 답답할 정도로 더디며 방향 또한 의심스러운 게 지금의 실정이다.





시대적 소명이란 공감 속에서도 지방분권 강화의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지 22년이 됐지만 지역균형발전은 공수표였다. 되레 수도권에 사람과 돈이 몰려들어 불균형이 심화됐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재원의 60%가 집중된 수도권이 블랙홀이 되고 있다. 지방은 상대적으로 더욱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린다. 지방자치제를 도입할 때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광주전남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43개 지자체 중 재정자립도가 70% 이상인 곳은 서울시뿐이다. 재정자립도 50% 이하인 지자체가 220개로 90.5%에 달한다. 10∼30%인 지자체는 무려 153곳이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 8대 2를 개선해달라고 지방 4대 협의체가 요구하고 있다. 중앙에 집중된 재정권력의 지방 분산이 이뤄져야 재정자립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올바른 개헌을 새삼 강조하는 것은 현재 정치권에서 진행 중인 개헌 논의가 권력 구조 개편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는 데 대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정치인끼리만 권력을 나눠 가질 게 아니라 모든 국민이 권력의 주인이 되도록 하는 게 지방분권 개헌에 담긴 참된 뜻이다.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제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장도 이런 지역의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 하지만 권력 구조나 정치 이슈에 매몰된 현재의 논의 구조로는 분권 개헌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엄연한 현실이다. 지방분권 개헌은 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전국 지자체와 지역민이 절감하고 한목소리로 요구할 때 비로소 실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손잡고 6·13 지방분권형 개헌 국민투표를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이 불을 댕기고 있다. 당연히 중앙집권형 권력구조를 깨트리자는 게 핵심이다. 지역별 사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시기를 결정하고 책임목표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전북지역 서명 목표는 약 50만명, 전국적으론 모두 1,000만 명이 제시됐다. 전북도는 서명운동에 도민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 찾기에 나섰다. 다음 주에는 단체장들의 합동 서명식도 준비 중이다.





시대적 사명인 지방분권 개헌을 더 이상 정치권에만 맡겨둘 수 없다. 이제 지역민의 힘을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일부 정치세력이 개헌의 발목을 잡는 것을 용납해선 안 된다. 2018년은 대한민국이 중앙집권의 굴레를 벗어나 온전한 지방자치, 효율적 지방분권 국가로 거듭나는 원년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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