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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

전주시내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 문제는 오래 전부터 논의돼 온 사안이다. 특히 노동계와 버스 기사들이 줄곧 주장해 왔다. 전주시가 다음 달 시내버스 19대를 확충하는 것을 놓고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이번이 준공영제 도입의 적기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전주시는 시민 의견수렴이 전제돼야 하고 행정 절차상 시일이 필요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동계는 신규로 확충되는 19대의 버스를 전주시시설관리공단에서 관리하게 되면 일부를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준공영제’ 형태이며, 향후 전면 도입을 위한 기틀이 된다는 주장이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노동계는 현행 전주시 방식으로는 수입과 지출, 보조금을 둘러싼 각종 의혹, 차량안전관리, 서비스 질 관리 등의 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이용자인 시민의 의견이 중요하며, 사업주와의 의견수렴 절차도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시설관리공단에서 위탁운영을 하더라도 이를 위한 조례개정이 필요해 최소한 6개월 이상 소요됨에 따라 19대를 공영형식으로 운행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는 입장이다.





버스 준공영제는 대중교통 정책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버스 준공영제는 지방정부가 시내버스 노선과 운영체계에 대한 조정 및 관리권을 갖는 대신 운송원가 적자를 지방정부 재정으로 전액 지원하는 제도다. 운송사업자는 시내버스 운행과 노무·차량 관리만 담당한다.





준공영제 핵심은 대중교통의 공공성과 업체의 재정 투명성 확보에 있다. 이미 준공영제를 도입한 타 지역 사례를 볼 때 제도 시행 이후 시내버스 전반에 대한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진 긍정적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일부 버스업자의 도덕적 해이와 지방정부의 퍼주기 식 재정지원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를 비롯 인천·대구·광주 등이 도입한 준공영제는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비용부담 등 각종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준공영제 시행 이후 표준운송원가 부풀리기, 노동조건 악화, 채용비리, 노선조정 난항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버스 준공영제의 장점은 대중교통이용 시민들에게 최대한 편의와 서비스를 보장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담보하며, 버스 사용자나 노동자 모두에게 이윤과 임금을 보장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이것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부채도 털지 못한 상태에서, 투명한 경영을 담보할 구조조정이나 시스템 마련도 없는 상태에서 시민혈세만 지원되었을 때, 시의 지원금이 영업비용에 사용되지 않고 영업외 비용인 이자지급 등에 전용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앞서 도입한 지자체들의 여러 사례를 비춰보면 준공영제 도입을 위해선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절대 서둘러서 될 일이 아니고, 정쟁의 수단으로 변질되어서도 결코 안 된다. 대중교통 정책 변화 시 관련 시민단체 활동가만으로 시민의 의견을 다 청취한 것처럼 할 것이 아니라, 각종 온·오프라인 채널을 동원해 다양한 시민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대중교통 정책의 승패는 당사자인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전제돼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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