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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광풍, 결과는 비극이다

지난 2009년 1월, 금융시장에 새로운 형식의 화폐가 등장했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화폐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닐 것이라고 촉망받고 있는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선을 보였다. 비트코인 등장 이후 다양한 가상화폐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갑작스러운 가격 폭등으로 단기간에 일명 ‘떼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증언이 속속 등장하면서 투기 열풍을 불러온 결과다. 지난해 초 120만 원이었던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경우, 10개월이 흐른 지금 2,3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은행을 거치지 않고 익명의 개인끼리 거래가 성사되고, 기존의 화폐처럼 눈으로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없다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고수익의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말은 가상화폐 투자 열풍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가상화폐 시장에 투기열풍이 불면서 가상화폐 투자를 매개로 한 신종 사기 피해자의 수도 급증하고 있다.





현재까지 검찰에 집계된 피해자만 2만 명 이상, 피해금은 약 3천억 원에 육박한다. 가상화폐 관련 신고 건수도 2년 만에 세 배 가까이 늘어났다. 정부는 이에 따른 부작용을 잠재우기 위해 각종 제도적인 규제책을 내놓았지만 과열된 가상화폐 시장을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가상화폐 투자를 유혹하며 법에 저촉되지 않을 정도의 사기 수법을 동원해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나가면서 버젓이 투자자 유치를 위한 설명회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안전망과 구제책이 마련되지 않은 지금, 피해자들은 투자 원금을 되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떨며 눈물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현재 서민과 개인의 재테크 수단 중 하나였던 은행 이자는 거의 제로상태다. 주식시장은 기관투자가와 큰손들에 좌지우지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설 자리가 없는 셈이다. 금융전문가들은 현 가상화폐 열풍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방황하던 투기자금과 개인들의 욕심이 빚은 투기 합작품이라고 말한다.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큰손 자금이 가상화폐시장으로 몰리면서 가상화폐 가격을 단숨에 급상승시켰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투기세력이 합세해 가상화폐 가격상승을 부채질하면서 단순한 바람이 광풍으로 변했다고 분석한다. 이에서 비롯된 투기바람이 사회 곳곳에 부작용을 불러오고 있다. 소액투자로 일확천금을 벌었다는 소문이 떠돌자 어린 중고등학생들까지 가상화폐거래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가상화폐 광풍과 함께 피해가 속출하고 지속해서 문제가 터지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가상화폐가 돈인지 아닌지도, 투기인지 투자인지도, 규제 대상인지 아닌지도 모호하다. 정부가 최근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지만 잡음만 커졌을 뿐 시장은 따로 논다.





정부가 신경 써야 할 일은 철저한 국민 피해 방지다. 이미 시장은 형성돼 있는 만큼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거래 흐름은 두고 보더라도 범죄 악용 사례와 해킹 피해 같은 사고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는 취해야 한다. 범정부 차원의 점검을 통해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일지 말지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빠른 결단만이 광풍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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