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재단으로 낙인 찍혀 폐교가 결정된 서남대생들의 처리 문제가 길고도 험난하기만 하다. ‘서자’ 신세가 따로 없다. 폐교 결정 이후 타 대학 특별편입을 둘러싼 갈등이 멈추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전북대와 원광대 등 재학생들이 학교 측의 일방적 편입학 방침 통보에 강하게 반발하는가 싶더니 이제는 서남대 의대생과 학부모들이 들고 일어섰다. 전북의대 석차 분리 산출 방침 때문이다. 즉, 전북대학교가 서남대학교 의대생들의 특별편입생 성적을 이원화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곧 전북대와 서남대 학생들의 성적을 각각 평가해 석차를 매기겠다는 것인데, 같은 공간에서 같은 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성적을 제각각 평가하겠다는 게 기이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전북대학교가 이 같은 괴상한 방침을 들고 나온 것은 전북의대 재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북의대생과 학부모들은 학교 측의 일방적 편입학 방침에 격렬히 반대했다. 비좁은 강의실과 교수진 부족 등 열악한 교육환경 등을 문제 삼았다. 특히 사전에 학생들과 단 한 번의 상의 없이 학교 측의 독단 결정에 크게 반발했다. 심지어 전북대 의대·의전원 재학생은 동맹휴학 등 학사일정 거부와 함께 이남호 총장과 송창호 의대학장을 공무집행방해 및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까지 했다. 이를 무마하기 위한 고육책이 석차 분리 산출인 것 같다. 전북대 측은 ‘애초 출발선이 다르기 때문에 전 학년의 석차를 모두 분리해 산출할 수밖에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서남대 학생들 입장에서는 모멸스럽고 불공평하기 짝이 없는 처사임이 분명하다.
서남의대 학생·학부모들은 성명서를 통해 “전북대는 편입생들의 입장과 교육의 본질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차별적인 성적 분리 산출을 결정했다”며 “이는 서남의대생들의 절박한 상황을 이용해 이득만 챙기려는 집단적 이기주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적은 서남의대생들에게도 너무나 중요한 내용인데 모집 요강 발표 때에는 단 한 줄도 표시하지 않았다”며 “사전에 어떠한 의견 수렴이나 통지도 없이 지난 24일 편입 합격생 발표 당시에 석차 분리 방침을 슬쩍 끼워 놓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남의대 학생·학부모들은 “전북의대와 서남의대생들을 차별적으로 성적을 산출한다는 것에 단 1%도 동의하지 않는다”며 “전북대는 이같은 불공정한 성적 산출 방식을 당장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대와 서남대 학생들이 성적을 분리 산출하겠다는 것은 누가 뭐래도 비상식적인 차별행위임이 분명하다. 서남의대 학부모들 가운데 일부가 국가인권위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어떤 대학도 편입생을 분리해서 산출하는 곳은 없다. 대학 측은 최대한 모든 학생들이 피해보지 않는 방향으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벌써부터 두 학교 학생들 간 갈등과 불신으로 교육이 제대로 진행될지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