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이 여전히 논란거리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7,530원이다. 지난해 6470원보다 16.4% 올랐다. 인상액(1060원)으로 역대 최대, 인상률로는 17년 만의 최고다. 정부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목표대로라면 올해와 내년에도 15%가량씩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달 21일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이 늘면 소비가 늘고 궁극적으로 국내 수요가 증가해 경제도 성장하게 된다”며 “이러한 최저임금 인상의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면 국가경제 성장과 함께 국민의 삶도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자 연초부터 후폭풍이 불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근로시간 단축, 고용 축소 등으로 이어지고 있어 노동자들은 울상이다. 아파트 경비원, 아르바이트생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실직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제조업체와 식당은 인건비 부담이 늘자 제품 가격이나 음식 값을 올리고 있다.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임대료, 원재료비 상승으로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예년과 다르게 큰 폭으로 오른 최저임금 부작용을 우려해 정부는 일자리지원자금, 임대료 상한 제한, 밴 수수료 인하,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 명단 공개 등의 정책을 펴고 있지만 정작 현실에서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든다. 이러한 정부 정책들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지 못할 뿐더러 정부의 정책을 피해갈 수 있는 꼼수가 이미 만연해 있는 탓이다. 일자리 지원자금의 경우 지원을 받기 위해선 월 보수가 190만원 미만이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월급을 깎아야 하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안착에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너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고 있는 정부는 소상공인의 존립 기반을 흔드는 것은 아닌지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급속한 최저임금의 인상은 근로 취약계층의 소득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고용 단절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도 직시해야 한다.
최저임금은 1년마다 바뀐다. 최저임금 인상률은 최저임금위원회라는 독립된 기구가 매년 결정한다. 최저임금위는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 위원 9명과 회사 측을 대변하는 사용자 위원 9명, 학계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위원 9명으로 이뤄진다. 총 27명의 위원이 물가, 임금, 현장 의견 등을 바탕으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정한다.
오는 4월이면 ‘2019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협상이 시작된다. 최저임금 인상은 필요하다. 하지만 산입 범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등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인 공감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