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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자본의 두 얼굴…GM '먹튀' 논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따른 후폭풍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당장 군산공장 직원 2천여 명이 실직 위기에 내몰렸다. 협력업체들도 줄도산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GM군산공장 1·2차 협력업체는 136곳, 종사자는 1만700여 명에 달한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5만여 명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여있다. 이는 군산 전체 인구의 6분의 1로 공장 폐쇄 파장이 엄청나다.





문동신 군산시장과 박정희 군산시의회 의장, 김동수 군산상공회의소 회장 등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GM의 무책임한 행보에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면서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한국GM 측의 일방적인 군산공장 폐쇄결정 발표는 20여 년간 GM을 가족처럼 여기며 전폭적인 지지와 깊은 애정을 쏟아 부었던 군산시민에게 비수를 꽂는 기만행위”라고 비난했다.





GM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자 오래 동안 논란이 됐던 ‘먹튀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GM은 가동률 저하, 지속된 적자에 따른 경영악화를 공장폐쇄 이유로 설명하고 있다. GM은 우리 정부에 5000억원 이상의 공적자금 투입과 세제혜택을 요구하며 이달 말 ‘다음 단계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정부는 한국GM에 대한 실사를 통해 각종 의혹을 꼼꼼히 따지겠다고 나섰다.





GM은 2013∼2016년 한국GM에서 연 5% 안팎의 차입금 이자로 4620억원을 가져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는 현대·기아차,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가 부담해온 차입금 이자율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 2014∼2016년의 누적 적자보다 많은 1조8580억원이 연구개발비로 지출된 과정, 글로벌GM이 한국GM에 부품을 비싼 가격에 팔고 완성차를 싸게 사가며 적자 경영구조를 만들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GM은 호주 정부로부터 2001년부터 12년간 1조7000억원의 지원을 받고도 2013년 공장을 철수한 전력이 있다.





외국계 자본 인수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한 두건이 아니었다. 지난 2004년 쌍용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차가 유동성 악화로 우리 정부에 자금 지원 요청했다가 거부당하자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한국에서 철수한 사례도 있다. 당시 쌍용차 기술과 인력을 빼가면서 사회적 논란을 낳기도 했다. 회계부정으로 증시에서 사라진 중국원양자원과 중국식품포장, 3노드디지털, 코웨이홀딩스 등도 한국 자본시장에서 돈만 챙기고 사라졌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사들인 후 배당 등으로 5조원에 가까운 막대한 돈을 챙겨 한국시장을 유유히 떠났다.





투명하지 않은 외국 기업에 피같은 국민 세금을 투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먹튀’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한국GM의 불투명한 재무구조에 대한 꼼꼼한 실사가 필요하다. 일자리와 지역경제 안정을 위해 GM의 철수를 막아야겠지만, 호주의 사례에서 보듯 결국 정부 돈만 받은 뒤 철수하는 먹튀 우려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부 지원이 자칫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이라면 국민 혈세를 지원해봐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뿐이다. 여기에 다가올 지방선거를 의식해 정치 논리가 개입돼서는 더더욱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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