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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진짜 속셈은 무엇일까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선언 이후 지난 19일 한국을 다시 찾은 배리 엥글 GM 총괄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의 첫 번째 행선지는 국회였다. 엥글 사장은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함께 지난 20일 국회를 찾아 여야 정치권 관계자들을 두루 면담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에 민감한 정치권과의 만남을 통해 정부와의 협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전략이 아닌가 싶다. 최우선 정책이 ‘일자리 창출’인 현 정부로서는 군산공장 폐쇄는 큰 악재일 수밖에 없다. 이를 잘 알고 있는 GM은 정치권을 통해 우회적인 정부 압박 전략을 사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GM 본사 최고위급 임원의 국회 방문에 5당의 의원들이 총집결했다. 1시간 가량의 긴급 면담을 벌여 한국 시장 잔류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군산공장 폐지 철회나, 추후 투자계획 등의 구체적인 내용에서는 아무 소득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지적하고 있는 GM 본사와 한국GM과의 비정상적 거래 구조 문제에 대해서는 답을 회피했다. 과도한 비용을 본사에 납입하거나, 높은 부품비용, 본사로부터의 고금리 대출 등이 대표적이다.





GM 측은 표면적으로는 한국에서 계속 사업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대안이나 투자 방안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폐쇄조치한 군산공장에 대해서는 재가동 의지 등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군산공장은 재가동하는 대신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GM은 앞서 2대주주인 산업은행을 통해 정부에 약 3조원이 드는 증자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하면서 2월 말까지를 결정 시한으로 제시했다. 우리 정부에는 1조원 이상의 금융 지원과 세제 혜택을 요청했다고 한다.





GM이 한국을 떠난다 해도 현재 정부로서는 붙잡을 지렛대가 없다. 산업은행도 작년 10월 거부권이 소멸됐기 때문에 GM을 압박할 수단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GM은 돈줄을 쥐고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조치에 들어갔다, GM은 당장 3조원을 회수하겠다며 압박에 나선 모양새다.





한국GM은 지난달 ‘빚을 갚는다’는 명목으로 4천억원 상당의 외화차입금을 미국 본사에 송금했다. 4년 연속 적자로 자본금이 잠식되고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한국GM에 대해 자기 잇속만 먼저 챙긴 셈이다. 이달 말까지 7천200억을 갚아야 하고 4월에는 추가로 1조원을 갚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배리 엥글 총괄 부사장은 오는 2월 말까지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고 공공연하게 언급했다.





GM의 행보가 본격화하면서 한국GM의 회생 가능성과 고용 문제, 재정 지원에 대한 여론의 추이 등을 살펴야 하는 정부와의 치열한 신경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기업의 최대 목적은 이윤추구다. 그것을 위해서는 피도 눈물도 없다. 더욱이 최첨단 선진 금융기법과 자본 논리로 중무장한 글로벌 기업들과 협상을 한다는 게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니다. 그들은 뼛속까지 ‘프로’다. 현수막이나 내걸고, 인정에 호소한다거나 사사로운 이해관계에 사로잡혀 정치논리로 문제를 풀어가려 한다면 저들의 먹잇감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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